“젊은 이장의 패기 기대하세요”
“젊은 이장의 패기 기대하세요”
  • 김석규 기자
  • 승인 2007.0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제시 최연소 이장 남부면 다포마을 최호석씨(31)

최호석(31) 남부면 대포마을 이장은 거제시 이장 2백50여명 가운데 가장 어리다. 그는 지난해 7월 마을 주민들의 추대로 이장이 된 6개월 경력의 초보 이장이지만 패기와 마을사랑 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지난 12일 오후 남부면 대포마을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최 이장을 만나기 위해 그의 횟집을 찾았다.

▲ 최호석 대포이장
이장이 되고 개인적으로 제일 많이 변한 게 뭐냐는 질문에 그는 “사소한 것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답했다.

예전에는 등이 깨지건 외지인이 마을에 집을 짓든 동네에 큰 일이 생겨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명사초등학교, 동부중학교, 해성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95년 경상대학교 행정학과에 입학했지만 2년만에 적성이 맞지 않아 부산의 한 전문대학에 다시 입학한다.

졸업 후 부산에서 잠깐 일을 하다 99년 고향인 남부 대포로 돌아온 그는 고향에서 정착하기로 하고 빈 집을 사서 횟집을 운영하게 된다.

동네에서 궂은 일을 하며 열심히 생활하다 보니 어르신들의 눈에 띄어 지난해 7월 거제시에서 가장 젊은 이장이 됐다.

이장을 하게 된 배경을 묻자 “동네일을 한 번 해보고 싶었지만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았는데 어르신들이 모두 권유해 이장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나이가 적어 나쁜 점이 뭐냐는 물음에는 “행정경험이 적어 융통성이 부족한 것과 시청이나 면사무소에 인맥이 없어 일 처리가 조금 늦어지는 것, 그리고 이장이지만 각종 모임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제대로 하지 못할 때가 있어 조금 어려울 뿐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젊은 이장으로서 좋은 점은 급한 일을 기동성을 살려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것과 다른 마을 사람들과 외지인에 대해 어르신들보다 포용력이 조금 넓어 빨리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앞으로는 이장의 나이가 젊어져야 한다고 힘 줘 말하는 그는 젊은이들이 없고, 어르신들만 있는 시골마을은 앞으로 희망이 없음을 확신하기 때문이란다.

최호석 이장은 올해는 1종항 공사가 빨리 끝날 수 있도록 이웃 근포마을과 함께 노력하고, 비가 새는 마을회관을 꼭 고쳐 이 곳에서 마을 사람들의 화합을 다지고 싶다고 했다.

특히 “눈에 보이는 사업을 따와야 어르신들은 일 잘하는 이장으로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면서 “이장이 된 지 6개월 됐다.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믿고 맡겨 주면 반드시 젊은 이장의 패기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이로서 고향을 지키며 살기로 한 만큼 대포마을이 거제도 어느 곳과 견줘도 부족한 것 없는 단합이 잘 되는 마을로 만드는데 젊음을 송두리째 바치겠다”면서 “어르신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바깥일을 많이 하다보니 동네 어르신들과 술을 자주 마시게 되고, 자연스레 귀가시간이 늦어지면서 아이와 아내한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는 최호석 이장.

그러나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의 일을 이장이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느냐”며 아내를 설득해가며 젊은 이장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오늘도 그는 다포 마을 곳곳을 누비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