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항 시인(거제문인협회 수석지부장)
정겨운 벗이여
가난한 날을 천사에게 보이자
배부름 뒤에 요기(妖氣)가 두렵지 않느냐
하나 몫의 일광(日光)에만 멱 감잖니
내 유년의 벗이여
가난한 날을 천사에게 보이자
고적(孤寂)한 날 등대에 설라치면
가슴에 닿는 깃발 없는 무인도
그곳에 살으련?
신뢰로 빛난 벗이여
가난한 날을 천사에게 보이자
진솔을 입은 하늘에
철새는 또 다른 보금자리를 찾는데
여직 어디를 헤매이는가
보낼 곳 없이 밤새워 쓴
눈물 묻은 긴 편지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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