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과 거제면 명진을 연결하는 계룡산 터널 건설은 40년 해묵은 지역의 숙원이다. 정치인들이 얼마나 우려먹었는지 특히 거제, 남부, 동부, 둔덕지역 주민들은 아예 말 자체를 믿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국회의원이 되면, 시장이 되면 "내가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사람들이 되고 또 바뀌고 했지만 계룡산 터널은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 "거짓말 하지마라 더 이상 안 믿는다"는 주민들의 냉소는 오랜 세월 곰삭아 온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의 표출이었던 것이다.
할 수도 있었을텐데 왜 못했을까? '그들의' 의지와 능력 부족에 대한 지탄도 당연히 잇따랐던게 그간의 현실이었다.
계룡산 터널을 둘러싼 그간의 사정을 모를리 없는 거제시가 계룡산 터널 문제를 최근 새로이 띄웠다. 의지도 강해 보인다.
시는 당장 용역비 20억원을 책정, 올 7월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사업비 500억여원을 들여 2020년까지 계룡산 터널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업비 조달 및 조기건설을 위해 경남도의 지원을 요청하고 중앙정부쪽으로도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아다시피 계룡산 터널은 오래전부터 옛 신현읍 지역과 서, 남부권을 하나로 묶으면서 신현 지역으로의 집중화를 분산시키고 서, 남부권의 발전을 크게 유인할 수 있는 키 포인트로 평가돼 왔다. 지금도 이같은 평가는 유효하다. 아니 더욱 효율적 균형발전 수단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특히 거제면, 동부면, 남부면 등지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균형발전 운운하는 것은 허상이라는 것이 이 지역 주민들의 생각이다.
거가대교, 철도, 고속도로 등과 연결되며 거제가 산업, 관광, 물류 교통망을 완벽하게 구축하는 거제교통망의 종결점에 계룡산 터널이 또한 위치하고 있다는 평가이기도 하다.
늦게나마 거제시가 이점을 간파한 모양이다.
거제시 도시건설국장은 "이전의 문제는 잘 모르겠지만 계룡산 터널 건설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국비지원으로 건설할 수 있는 방안, 시 자체 사업으로 할 수 있는 방안들까지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시장의 의지도 강하다"고 말하고 있다.
용역비 10억원의 도비 확보도 긍정적이라는게 국장의 설명이다.
이전과는 분명 다른 시작과 의지를 거제시가 보여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번에는 뭔가 결과를 가져올 것 같다는 기대도 생기는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솔직히 주민들의 반응은 반반이다. "이번만큼은 한번 믿어봐"와 "저렇게 하다 또 흐지부지 되겠지. 믿지 않는다"는 식인 것이다.
그렇기에 권민호 시정 4년, 이 문제 하나만 해결해도 분명 큰 업적의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반면 이전의 전철을 다시 밟을 경우 그 모든 불신의 멍에를 혼자 다 뒤집어 쓸 수도 있다. 민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