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는 관광객 유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18홀 규모, 2개의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다원종합건설(대표 장동석)이 추진하는 거제면 옥산리 산2-3번지 일대 28만평과 (주)로이젠(대표 오원근)이 추진 중인 장목면 송진포, 구영리 일원 28만평이 그것이다.
그러나 골프장 건설 자체가 대규모 환경파괴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업체측과 시민단체, 또한 해당 지역 주민간 환경성이나 입지 등을 둘러싼 논란은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골프장 추진과정의 문제점, 골프장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시민들 반응 등을 점검했다.
골프장에 거는 기대
최근 골프장 건립사업은 ‘황금알 낳는 거위’로 부상하며 지방자치단체마다 앞다퉈 유치에 혈안이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는 경기도 용인시는 골프장에서 거둬들이는 막대한 세수를 특별히 쓸 곳이 없어 대부분 시민복지에 투자 한다는 여론들이다. 이에 거제시는 관광거제 활성화를 위해 골프장 추진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역의 스쳐가는 관광형태를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 시키는 데는 골프장이 크게 일조할 것으로 보고 적어도 3개소 이상의 골프장을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더구나 거제지역은 수도권이나 호남지역 또는 제주도 처럼 기후 문제 등으로 골프장 운영을 일시 중단하는 경우가 없는데다 거가대교 건설은 ‘골프장은 2시간 거리 내 1천명 이상이 거주해야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조건까지 만족시켜 이곳에 골프장 건립은 ‘땅 짚고 헤엄치는 격’이라는 전망들도 나왔다.
그러나 골프장 건설 사업을 본격화할 경우 반대목소리를 높이는 주민과 환경단체, 이들을 설득시키려는 행정과 시행업체의 예측 불가능한 숙제는 어떻게 풀릴지 의문이다.
골프장 추진 현황
다원종합건설은 지난 2005년 4월 골프장 건설을 위해 거제시에 지구단위 구역지정 및 계획결정 주민제안을 요청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2006년 5월 산림청의 보전산지행위허가제한 규정에 의한 불협의와 함께 특히 이 지역이 수산자원보호구역이라는 법적 제동으로 더 이상 사업추진이 어려웠다.
하지만 오는 7월31일부터 이 지역이 수산자원보호구역 해제 대상에 포함돼 개정 수산법이 발효될 경우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주)로이젠의 장목 골프장 건립사업은 지난 1996년 1월부터 추진해 왔던 장목관광단지 조성사업과 연계, 늦어도 이듬해인 1997년 하반기에는 이 사업의 착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그러나 주민들과 협의 무산, 회사 사정 등을 이유로 10년을 머뭇거리다 지난해 10월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오는 2009년 10월23일이 준공 목표인 이 사업은 지난해 10월 도시계획시설사업실시계획인가 신청 및 시행자 지정신청서를 접수, 같은 해 11월21일 인가를 얻어 3일후 착공계를 접수시켰다.
현재 (주)로이젠은 자사 기술진을 동원, 해양측량 실시와 함께 길 내기, 나무 가지치기 등 공사 추진을 위한 준비에 돌입하는 한편 골프장 전문 용역회사를 물색 중이다.
이밖에도 지난해 5월부터 남부면 탑포 인근에 27홀 규모의 골프장 건립을 추진중이라는 소문이 무성하지만 사업주체나 정확한 계획 등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골프장 건설에 따른 문제점
골프장 건립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환경, 농약, 지하수 문제 등을 두고 업체 측과 시민단체, 또한 주민간의 협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거제시 행정은 골프장 건립이 지역 ‘관광발전 핵심’으로 규정, 다소의 마찰은 정면으로 맞서 업체측의 사업진행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거제시는 골프장 허가와 관련, 주민 마찰은 언젠가는 부딪히고 넘어가야 하는 수순으로 인정, 이 점도 골프장 추진계획에 포함시키고 있다.
또 다원종건과 (주)로이젠 등 골프장 건립 업체도 최대한 주민들과 협의를 이뤄내는 등 사업 성사를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재 사업을 진행 중인 (주)로이젠은 주민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그간 3차례 정도의 주민 설명회를 가졌으며 말썽의 소지가 될 수 있는 지하수 문제는 골프장내 남강 광역상수도를 연결, 저수시설을 설치해 사용하며 갈수기에는 어쩔 수 없이 다소의 지하수를 사용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밖에도 올해 중 어업피해 조사 용역, 수질환경 변화에 대한 조사, 분진, 지형지질 변화에 대한 조사, 각종 해산물이 축적하고 있는 농약함유량 등을 조사,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한 각종 계획도 세우고 있다.
다원종건이 추진하는 거제면 골프장은 그간 골프장건설 반대 대책위원회(위원장 박길환)가 집회를 열고 결사반대를 천명했으나 수산자원보호구역 관련, 공사자체가 제동이 걸리는 바람에 모든 것이 휴면상태다.
골프장 건설 엇갈리는 주장들
행정
18홀 골프장 일자리는 2백개, 캐디 80명 등 고용창출, 지역 경기활성 크게 기대
전국 2백30여개소의 골프장 중 약 65%인 1백50여개가 경기도 즉 수도권에 집중돼 있지만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땅이 얼고 눈과 찬바람도 거세 사실상 정상 운영이 불가능하다.
이에 대비, 제주도는 38개소의 골프장을 건립해 제주 관광 활성화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안개가 끼고 비오는 날이 많은 일기불순에다 바람조차 거세 골프애호가들이 귀향길을 걱정, 마음 놓고 골프를 즐기지 못한다는 지적들이다.
때문에 해양성기후, 동절기 삼한사온(三寒四溫) 기후여건, 등 4계절 골프가 가능한 이곳 거제는 골프장 건설이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거제시 지도자급 인사들은 그간 주민설명회 등 주민과의 접촉이 이뤄질 때 마다 골프장 건립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해 왔다.
거제시가 내세우는 골프장 건설에 따른 기대효과는 고용창출과 세수증대 등이다. 고용창출의 경우 18홀 골프장 1개소당 고용인구 1백65명(정규직 65명, 캐디 80명, 일용인구 20명)이며 골프장 인근 음식점까지 포함할 경우 2백개 내외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 남해, 부산 등 인근 골프장 운영 실태를 참고할 경우 세수증대 면에서는 연간 매출액을 1백17억원으로 가정, 각종 세금수입이 35억7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18홀 골프장 건설에 따른 순수 공사비는 5백50억원 정도며 이 가운데 43% 가량이 순수 인건비로 지출될 것으로 분석돼 골프장 건설기간에는 고용창출 효과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단체
38홀당 지방세 고작 4억원, 고용창출·경제유발 효과 과장, 환경만 훼손
골프장 건설현장 주변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들이 가장 먼저 제기하는 것이 환경 문제다.
골프장은 자연환경과 국토를 파괴하고 이웃과 이웃마을을 이간질 시키며 독성이 강한 농약 살포로 인근 토양과 바다는 오염되고 엄청나게 뽑아 쓰는 지하수는 인근 주민들의 지하수를 고갈시켜 주민들의 삶 자체가 피폐해 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부산환경연합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전국의 골프장이 사용한 농약량은 모두 2백25t으로 ㏊당 사용량은 전년도에 비해
0.5㎏ 늘어난 12.2㎏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하루 1천t의 지하수를 사용하는 골프장은 인근 지역 지하수의 고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이에 따라 행정의 지역경제 활성화 주장에 대해 환경단체는 ‘허구’라고 한 마디로 일축한다.
특정 시민환경단체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36홀 규모 골프장의 지방세 수입은 4억여 원에 불과하며 고용효과도 골프장 자체인력 2백명 외 지역 고용은 캐디를 포함, 3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최근 우리국민의 관광 형태도 1일 관광(day tour)으로 변해 지출효과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폐쇄성 관광’ 성격을 띠고 있어 관광 진흥효과는 거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이들은 정부의 골프장 인·허가 규제 완화방침 발표 이후 수년 내 전국의 골프장이 5백개소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 1990년대 일본의 경우처럼 국내 골프장의 연쇄도산 사태도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전국 및 경남지역 골프장 현황
자연훼손 논란에도 불구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골프장 건립을 적극 환영하는 이유는 경제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백30여 개소의 골프장이 산재해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가장 많은 골프장을 보유한 지방자치단체는 경기도 용인시가 26개로 으뜸이다.
또 경남도내 위치한 골프장은 18홀 규모의 (주)창원컨트리클럽(대표 김용준)을 비롯, 진주개발(주)의 18홀, 진해 용원개발(주) 27홀, 김해 가야골프장 9홀 등 총 12개소에 이르며 건설 중인 골프장도 대중 27홀의 밀양 표충 골프장을 비롯 27홀의 합천 컨트리클럽(회원, 29홀), 의령 컨트리컬럽(대중, 12홀), 공정 98%의 남해의 선베이 컨트리클럽(9홀) 등 6개에 이른다.
또 도시관리 계획 결정 등 인허가를 준비 중인 골프장도 거제 2개소를 비롯 창원, 양산, 밀양, 함양 등 도내 7개소에 이르고 있다.
2005 도내 골프장 이용실적 및 세수입
창원시 소재 창원 컨트리클럽(대표 김용준)의 경우 지난 20005년 하루 평균 이용객은 1백32명, 연간 4만8천명으로 집계돼 지방세 7억6천7백69만1천원을 기록했다.또 진주시 소재 18홀의 진주개발(주) 골프장(대표 이승관)은 월 평균 이용객 2천9백명, 연간 8만6천9백92명으로 8억5천4백54만2천원의 지방세 수익을 올렸다.
또 진해시 소재 27홀의 용원개발(주) 골프장(대표 김효수)은 총14만5백28명이 이용, 국세 1억1천3백83만2천원, 지방세 16억4천6백94만9천원을, 27홀의 김해 정산컨트리클럽(대표 조규섭)은 연 이용객 19만9천6백50명, 지방세 61억9천1백39만2천월을 징수하는 등 경남도 전체로는 2005년 한 해 동안 국세 6억5천9백11만6천원, 지방세 1백50억1천1백49만1천원을 거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행정 대책이 최우선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는 거제시는 인근지역 골프장 등을 벤치마킹, 한발 앞서가는 시설 및 친환경적 골프장 건설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들이다.
우선 행정은 전문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한편 환경성과 적법성에 중점을 두고 거제시 백년대계에 빈틈없는 사업이 되도록 업체들을 유도해야 한다.
특히 인근 지역에 운영 중인 골프장을 참고, 미비한 부분들을 과감히 개선토록 행정 지도가 뒤따라야 한다.
최근 특정 지역 골프장을 찾았던 지역 골퍼들의 여론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들은 바다를 매립, 건설한 ‘특정지역 골프장은 산지에 조성된 골프장에 비해 경사도에서 느끼는 묘미가 없다’는 점 등도 지적하고 있다.
또한 골프장 건설업체 측은 주민들의 목소리에 최대한 귀를 기울여 주민들이 끝까지 고집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점검하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또한 지역민을 걱정하는 환경단체는 향후 야기될 환경문제, 주민들의 생활문제 등을 정확히 검토, 먼 훗날까지 결코 후회하지 않는 사업이 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주장이다.
때문에 후회 없는 골프장 건립을 위해서는 행정과 주민, 환경단체, 사업자 등의 4자 협의가 우선돼야 하며 특히 주민 뜻이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 기본이다.
이곳에서 살아 온 주민들은 이곳의 자연과 환경, 지질 및 지역적 특성, 상수, 취수원과 골프장과의 이격 거리 등 모든 것을 훤히 알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