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것 때문에 여름이 그리워질만큼 보신탕은 필자가 즐기는 기호 식품의 하나이다. 이 겨울 웬 느닷없는 보신탕 타령이냐고.
얼마전 전국의 구제역 파동으로 돼지 수백 마리가 생매장되는 장면이 전국으로 방송된 적이 있다. 그 충격적인 장면 때문에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할 말을 잃었다.
다들 필자처럼 여름이면 보신탕이다 삼계탕이다 하며 보양식을 찾고, 지친 업무를 달래려 두툼한 삼겹살에 소주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이지만 이건 아니다 싶은 심정들이었을게다.
구제역이란 소, 돼지, 양, 염소,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에 감염되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며 입술, 혀, 잇몸, 코, 발굽 사이 등에 물집이 생기며 체온이 급격히 상승되고 식욕이 저하되어 심하게 앓거나 죽게 되는 질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933년도에 충청북도와 전라남북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으나 1934년에 종식되었다. 이후 66년만인 2000년에 15건, 2002년에 16건의 구제역이 발생했으며 2010년에는 1월부터 5월까지 경기, 인천, 충북, 충남 등에서 17건의 구제역이 발생했으며 지난 연말에 재발생한 구제역은 전국에 300건이 넘고 현재도 진행 중에 있다.
이미 앞서 말 했듯이 소, 돼지 등 350만 마리가 살처분 생매장 당했으며 구제역 문제로 보도는 잘 안 되었지만 조류독감으로 닭, 오리 등도 550만 마리가 살처분됨으로써 전국에 가축 살처분 두수는 900만 마리를 넘어서고 있다.
정부는 가축의 떼죽음 앞에서 속수무책이고 농민들은 자식처럼 소중히 기른 가축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생매장 당하는 현실 앞에서 눈물도 한숨도 메마르고 가슴 속에 분노만 응어리져 가고 있다.
필자는 수차례에 걸쳐서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사회적 혼란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폭등했지만 앞으로는 공급 자체가 문제가 되어 가격 폭등으로 이어져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키는 역전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요즘 밥상머리교육이라 하여 되도록 가족들이 모여 대화를 하며 식사를 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있다. 하지만 교육 이전에 얼마나 많은 억지스런 밥상이 차려져 있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다.
기름진 쌀밥은 수차례 농약을 맞았을 거고 소고기나 돼지고기는 부드러운 육질을 위해 운동을 시키지 않고 좁은 공간에서 비육시키고 심지어는 어릴 적에 거세까지 당하는 불운을 당했을 터이다. 이런 자연스럽지 못한 음식들을 자녀들의 입에 넣어 주면서 어떤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소도 울고 사람도 우는 생지옥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고 싶다. 생매장 당하는 그 순간에도 새끼에게 젖을 물리던 그 생명체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