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차향에 정성과 감동이 담긴 건강식…100가지 한약재 넣어 달인 효소가 '맛의 비결'
천연 조미료 이용, 즉석에서 모든 음식 조리…저렴하고 품질 좋은 각종 차도 '필수 코스'

요즘 이웃나라 일본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아니 일본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공포에 휩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진과 쓰나미의 피해는 그렇다 치더라도 원전의 방사선 유출 등 후폭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런 무시무시한 자연 대재앙의 공포 속에서도 사람들은 '생명 유지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요오드 성분이 함유된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것을 보면 무서움이 들기까지 할 정도니 말이다.

이처럼 먹는 것은 우리 삶의 '세 가지 필수요건'인 의식주(衣食住) 가운데 하나다. 꼭 방사선의 공포 때문이 아니더라도 '웰빙' 붐을 타고 먹는 것에 대한 의식 자체가 많이 개선된 것이 요즘이다.
그렇다면 이웃 나라 일본의 공포를 잠시 잊으면서 건강도 챙기도 입맛도 돋우는 '맛집'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거제에도 '웰빙'을 추구하는 '건강 식단'을 내놓는 곳이 있다. 바로 고현동에 위치한 '흙내음(대표 최윤정)'이 그 곳이다.

'흙내음'은 전통 차와 웰빙 음식을 주 메뉴로 한다. 메뉴는 간단하다. '웰빙음식'이라는 것을 시켜봤다. 가격은 1만원짜리와 1만5,000원짜리가 있다. 다소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저렴하게 웰빙 체험을 할 수 있음을 바로 알 수 있다. 1만원짜리를 시켜봤다.
가장 먼저 메밀차가 나온다. 자그마한 찻잔에 메밀차를 가득 부어 들이켜보니 구수한 내음이 입안 가득 퍼진다. 자연스럽게 식욕도 돋우워지는 느낌이다. 다음 놋쇠 앞접시와 수저가 세팅된다. 어릴적 외갓집에서나 보던 놋쇠로 된 제품을 보니 기억에도 가물가물한 옛 생각이 잠시 새겨진다.

음식들이 하나둘씩 놓인다. 메인 요리는 야채샐러드다. 야채샐러드는 20가지가 넘는 각종 채소와 견과류, 그리고 제철 과일이 수북히 담겨 있다. 포인트는 소스다.
최윤정 대표는 "100가지 이상의 약재를 넣고 달여 만든 효소를 쓴다. 여기에 매실이나 산수유 등을 첨가해서 소스를 만드는데 이게 소스의 비밀이라면 비밀이다"고 했다. 산뜻하고도 달콤한, 그러면서도 새콤한 맛이 바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메인 요리인 야채샐러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다음 요리가 나온다. 콩고기 요리다. 콩고기도 품질 좋은 콩에 각종 견과류와 해조류 등을 첨가해 만들어서 그런지 진짜 고기를 먹는다는 착각이 절로 든다. 최 대표는 콩고기 만드는 것으로 이미 방송을 두차례나 탄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어서 다른 밑반찬이 나온다. 채소 삶은 물을 이용해 담백한 맛이 가득한 잡채, 기름을 살짝 두르고 구운 생선, 삼색나물, 구수하면서도 적당히 진한 맛을 풍기는 청국장, 동동주 안주로 그만인 우엉전…. 1만5,000원짜리는 여기에 회무침 등 몇 가지가 더 나온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밥이 나온다. 약선찐밥이다. 찐밥이라 식으면 좀 딱딱하게 굳기는 하지만 따뜻할 때 바로 먹으니 밥이 찰지고 군침이 절로 돈다.
한마디로 깔끔한 입맛! 그게 핵심이자 장점이다.
밥을 다 먹었으니 차나 한 잔 해볼까? '흙내음'에서는 밥만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질이 좋은 차를 저렴하게 마실 수 있다. 함초차, 녹차, 보이차, 황차, 국화차, 쌍화차 등 입에 맞는 차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그러고보면 식사와 디저트가 한꺼번에 해결되는 셈이다.

"모든 음식은 주문과 함께 즉석에서 요리합니다. 그리고 인공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음식이기 때문이죠."
최윤정 '흙내음' 대표(58)는 이 곳의 음식 비법을 그렇게 소개했다. 최 대표는 "몸에 좋다는 재료를 사용합니다. 소금도 천일염을 이용해 직접 만들어 쓰는 등 천연 조미료만 사용하죠"라며 담백한 맛의 비법을 귀띔한다.

"처음부터 거제에서 시작한 건 아닙니다. 7년전 울산에서 시작을 했고, 우연히 거제에 놀러왔다 거제의 매력에 빠지고는 2년전 이곳으로 아예 터전을 옮긴 거죠. 거제가 또 다른 고향이 된 겁니다." 경주에서 태어나 울산으로 시집을 갔으니 거제는 세 번째 고향이 되는 셈이다.
최 대표는 부지런하다. 쉬는 날이면 산으로 들로 약초를 캐러 다니며, 또 둔덕에는 단골 손님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황토집을 보수하고 있는 중이란다. 또 여름철에 대비해 토마토 냉면을 준비하고 있단다.
차에도 일가견이 있다. 15년전부터 다도를 배우고 차 생활을 시작했다는 최 대표는 30∼40년이 된 고급 보이차도 소장하고 있다.
지면이 부족할 정도로 신비한 인물이다. 웰빙 음식의 효능?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20대 못지 않은 피부를 간직하고 있는 최 대표를 직접 만나보면 그 궁금증이 풀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