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장학금 제대로 집행되고 있나
거제시 장학금 제대로 집행되고 있나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1.0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우·삼성 임직원 자녀들도 장학금 받아 '이중 혜택' 논란

시, 성적 위주 안이한 기준서 벗어나 '지급기준 재검토' 필요

거제시 장학금 지급이 '저소득계층 학생' 등에 대한 효율적 배려없이 안이한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례에 따르면 시 장학기금 대상자는 '우리시 출신으로 품행이 단정하고 재능이 뛰어난 자로서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 또는 졸업자'로 '정규대학(전문대학)에 입학하는 자'다.

학교장 재량으로 1차 선발된 학생들에 대해 시 조정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지급대상자를 선정한다.

정시모집의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 성적 50%, 재산소유 현황 30%, 거제시 거주기간 10%,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성적 10%가 선정기준이다. 이렇게 선발된 학생들에게는 개인당 200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거제시의 장학기금대상 선정 기준이 지나치게 성적 위주로 편중돼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적은 물론, 학생들의 가정형편이 좀 더 고려되는 것이 '시 장학기금' 조성 성격의 기본 방향이 돼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것.

선발 기준 30%에 해당하는 '재산소유 현황'은 해당 학생의 가정이 시에 내고 있는 재산세 등만을 기준으로 하고 부모의 직업을 구체적으로 명기하지 않고 있어 적절한 장학금 지급 여부의 논란이 일 소지는 충분해 보인다.

"부모 직업에 대한 정확한 확인 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 학교 성적이 가장 큰 선발 기준이므로 부모 직업은 중요한 기재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게 시 관계자의 말이다.

한편 2010년도 시 장학기금 수혜자 중에서는 부모가 대우, 삼성의 임직원인 경우도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해양, 삼성 중공업은 현재 임직원들에게 대학 등록금 등 학자금 전액을 지급하고 있다.

모 고등학교 교장은 "누가 봐도 납득할만한 객관적인 기준이 아무래도 성적이라 성적 위주로 장학금 지금 대상자를 선정할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삼성, 대우 직원 자녀의 경우 시에서 알아서 거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는 삼성ㆍ대우 직원 자녀에 대해서도 시 장학금을 동등하게 지급하고 있다. 이중 혜택의  논란이 일 수 있는 대목이다.

치솟는 대학 등록금을 감안할때  장학금이 진짜 필요한 저소득 계층 등에 보다 우선적으로 지급되는게 맞지 않느냐는 지적이 당연히 나오고 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200만원은 형편에 따라 매우 큰 돈이다. 개인 돈도 아니고 시에서 주는 장학금인데...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비싼 대학등록금을 고려하면 시 장학금이 진짜 필요한 학생들에게 지급될 수 있도록 하는게 맞을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거제시의회 한기수 의원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시 장학기금이 지급돼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장학금 지급 기준 및 효율적 방안 등에 대해 의회 차원에서 논의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1차적으로 학교에서 이같은 점을 충분히 고려해 학생들을 추천하고 시는 성적위주의 무사안일적 지급 기준만을 고집하는 것에서 벗어나 장학금이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지급기준에 대한 재검토 및 적용이 있어야 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97년 도정시책평가 우수 포상금 5천만원으로 시작된 시 장학기금은 해마다 시 출자금 및 이자 수익으로 조성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33억 4,117만 6,054원의 장학금이 적립돼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시 장학금이 지급되기 시작했고 172명의 학생들이 총 4억 4,078만 5,000원의 시 장학금을 받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