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타고 '병아리'가 왔어요
봄바람 타고 '병아리'가 왔어요
  • 배창일 기자
  • 승인 2011.0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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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백어, 동부면 산양천 인근으로 거슬러 올라와…미식가들 줄이어

거제의 봄소식을 알려주는 반가운 손님이 모습을 보였다.

거제시 동부면 주민들에 따르면 3월 둘째 주부터 사백어가 동부면 산양천 인근을 거슬러 올라왔다. 예년에 비해 추웠던 날씨 탓에 다소 늦은 출몰이다.

사백어 요리로 명성이 자자한 동부면 명화식당 정금숙씨(여·43)는 "2월께부터 전국 각지에서 병아리가 나는지를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했었다"면서 "3월 초순까지 사백어가 나지 않아 헛걸음을 했었던 손님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회 무침으로, 전으로, 국으로 즐기는 사백어는 담백한 맛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 잡는다. 버섯가루와 굵은 소금으로 간을 하는 사백어 국은 숙취해소에 그만이다. 살이 연해 어르신들도 먹기에 불편함이 없다. 고소한 사백어 전은 아이들과 여성들이 즐겨 찾는 메뉴다. 

깨끗한 물에서만 서식하는 습성 탓에 수돗물에서는 오래 살지 못한다. 윤상구 명화식당 사장(55)은 "사백어를 잡아 놓으면 배설물 때문에 매일 물을 갈아줘야 한다"면서 "산에서 나는 약수를 이용해야만 일주일 가량 살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 달 정도만 맛 볼 수 있는 별미여서 주말이면 사백어를 찾는 사람들이 동부면으로 줄을 잇는다. 요즘에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거제의 봄을 알리는 사백어는 해가 지날수록 잡히는 양이 적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가격도 점점 비싸지고 있다.

박구일 산촌마을 이장은 "올해는 날씨가 추웠던 탓에 사백어가 조금 늦게 나왔다"면서 "사백어를 찾는 이들은 늘어나는데 잡히는 양은 줄어들고 있어 수요를 감당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에게 병아리라고도 불리는 사백어는 살아있을 때 투명했던 몸빛이 죽으면 하얀 빛깔을 띤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3월 초순이면 바다와 연결돼 있는 지역 남동부 연안 강가에 모습을 보였지만 지금은 환경오염 등으로 동부면과 거제면 등지에서만 잡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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