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여기…눈이 시원하구나!
바로 여기…눈이 시원하구나!
  • 박근철 기자
  • 승인 2011.0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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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최고야⑫]장목면 시방마을

거가대교 한 눈에 바라보이는 조망권 '탁월'…대금산 정기 전해져 특출한 인물 많이 배출
시 무형문화재 '살방깨발소리' 그대로 보존…이수도와 얽힌 '숙명적인 전설' 아직 남아

▲ 거제시 장목면 시방마을 도로변에서 바라본 시방마을 바닷가. 멀리 이수도가 눈에 들어온다. 사진 왼쪽에는 거가대교 2주탑이 한 눈에 바라보인다. 거제에서 거가대교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시방마을이다.

"여기가 딱이네! 확 트인 전망…거가대교가 바로 눈 앞이구나!"

솔직히 이곳이 명소인 줄 몰랐다. 대금산휴게소에서 바라보이는 거가대교가 가장 잘 눈에 들어온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 와 보니 이곳만큼 조망이 잘 되는 곳이 없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바로 시방마을(이장 김봉기)이다.

시방마을은 신라 문무왕 시대에 마을이 형성 되었으며, 시방의 포구와 해변의 모양이 활처럼 휘어져 남동쪽 등성이에 이수도를 향해 활을 쏘는 형국이라 해 시방이라 했으며, 본래 살방이라 불리며, 이수도를 학섬이라 했다고 한다.

시방마을은 68세대에 186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반농반어 마을이지만 주로 어업에 종사한다. 예전에는 메기 통발로 유명했고 봄이면 도다리 손맛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바다가 깨끗하고 환경도 좋아 전반적으로 어족자원이 풍부하다. 거제 곳곳이 예전보다 어족자원이 줄어 어획량이 많이 떨어졌지만 시방마을은 그에 비하면 상당히 양호하다.

김 이장은 "시방마을은 지형상 장목면 28개 마을 중 유일하게 논농사를 하지 않는 곳이다. 때문에 자연스레 농사를 짓는 인구가 줄 수 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천혜의 바다를 끼고 있기 때문에 어족자원이 풍부했다. 예전만 못하지만 주민들은 어업을 통해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김 이장은 마을 방파제를 연장해야 한다고 했다. 각종 크고 작은 태풍에도 먼곳으로 피항해야 하는 절박한 현실에 놓여있다는 것. 주민설명회도 개최하는 등 마을 현안으로 남아있다. 김 이장은 바깥으로 30m만 연장해도 굳이 먼 곳으로 피항을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현재 시방마을은 거가대교 개통과 함께 많은 변화가 일고 있었다. 거가대교 조망권이 좋아서인지 펜션 4개가 마을에 들어서고 있다. 그리고 마을회관도 새로 잘 지어놨다. 잔여 부지로 주차장도 제법 넓게 만들어놨다. 또한 체육시설도 곧 들어설 예정이다.

시방마을에는 '살방깨발소리'가 유명하다. 살방마을의 방언인 깨발하는 데에서 그 유래를 찾아내 종전의 '굴까로 가세' 소리는 그대로 살리되 명칭은 토속적인 특색을 반영해 변경했다.

이 민요는 춘궁기 때 어려운 식생활 해결을 위해 아낙네들이 길쌈이나 가사일을 하다가 물때가 되면 바닷가로 나가 굴과 미역, 고둥 등을 따면서 불렀던 노래로 조상들의 애환이 담겨있으며 가사 또한 익살스럽고 흥겨운 것이 특징이다. 현재 거제시의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 시방마을 선착장에서 바라보는 이수도. 손에 잡힐 듯 말 듯 바로 눈 앞에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다.

시방마을에는 바로 앞에 바라보이는 이수도와 얽힌 숙명적인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이수도는 섬 모양이 학처럼 생겨 시방마을을 향해 날아가는 모양이고, 시방은 이수도로 향하는 바닷가 지형이 활 같이 굽어서 이수도 학을 향해 시위를 당겨 화살을 쏘는 형국이었다.

이수도 주민들은 비밀리에 시멘트 비석을 만들었고 '화살을 막는 방패'라는 방시순석(防矢盾石) 비를 마을 뒷산에 만들었다. 이후 이수마을은 번창하고 시방마을은 어려워지게 되었다고.

이에 시방마을은 이수도를 향해 한꺼번에 수 많은 화살을 연달아 쏘아대는 쇠뇌를 일만개나 갖추었다는 의미로 방시만노석(放矢萬弩石)이란 비를 세우게 된다. 이후 두 마을은 전세가 역전되었다.

▲ 시방마을에 세워져 있는 '방시만노석'.

그래서 이수도에서는 다시 하나의 비석인 방시만노순석(防矢萬弩盾石)을 세우게 되고, 이후부터는 이수도와 시방 두 마을은 아무도 탈 없이 다 잘 사는 마을이 되었다는 해피앤딩 이야기다.

김 이장은 대금산의 정기가 시방마을로 전해지기 때문에 마을의 각종 대소사가 무리 없이 잘 진행된다고 했다.

김 이장은 "법무부 장관, 검사, 중등교장 등 특출한 인물이 많이 배출된 곳이 우리 마을이다. 마을이 화합이 잘 되는 편이다. 인심도 좋고 젊은 층도 마을 일에 너무 적극적이다. 대금산의 정기를 그대로 받기 때문인 것 같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오는 5월 6일에도 청년회와 부녀회가 대대적인 경로잔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빼어난 경관에 후덕한 인심. 사람 사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시방마을은 언제나 웅장한 거가대교를 가슴 속에 품고 있다. 대금산에서 받은 시방마을의 정기가 거가대교의 '안녕'을 지켜줄 것 같다.

"기반시설 취약, 도시계획 재정비 필요, 대금산 축제 장소 변경해 명산 보존"

"거가대교가 개통되기 전만 해도 장목은 변방이었고 오지였다. 하지만 이젠 부산에서 들어오는 입구며 거제의 얼굴이 되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큰 기대를 하며 변화를 바라고 있다. 적잖이 부담이 되지만 오히려 면의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점에서 뿌듯하다."

박봉상 장목면장은 거가대교 개통으로 인한 부담감보다는 앞으로의 청사진에 대한 구상으로 연일 바빴다. 그리고 밑그림들을 하나씩 꺼내놓았다.

박 면장은 도시계획 재정비를 최우선으로 거론했다.

박 면장은 "거제시 행정이 여태껏 남부지역의 개발에 많은 힘을 쏟았다. 그러다보니 북부지역의 기반시설은 미흡할 수 밖에 없다"며 "현재 장목면은 수산자원과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규제가 상당하다. 장목 전체에 4층 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이렇다보니 가용부지가 없고 투자자가 쉽게 접근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 면장은 도시계획 재정비를 통해 상업시설을 확충, 농소와 대금지구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큰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이와 함께 장목항 재개발에 대한 기대도 컸다. 박 면장은 "경남도에서 8월까지 용역 결과를 내놓을 것이다. 공간을 확충해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막썰이 회센터와 체육시설, 복지회관, 운동장 등을 확충해 시민들의 복지에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좁고 낙후된 청사도 증축이 안되기 때문에 청사 이전도 당면한 과제라고 밝혔다.

사실상 취소가 된 대금산 진달래 축제와 관련해서도 박 면장은 색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박 면장은 "대금산 자락에 넓은 광장과 주차장·편의시설을 만들어 축제를 치러야 한다. 산 중턱에서 무대를 만들어 행사를 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 축제는 축제대로 즐기고, 거제의 명산인 대금산은 빼어난 자태 그대로 보존을 해야 한다. 예산을 점차 늘려 기반시설을 갖추고 축제 장소를 변경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와 함께 박 면장은 발전협의회에 의뢰, 장목 발전 기본계획을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박 면장은 "장목 지역마다 특색있는 시설이 유치되도록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고령화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노인요양시설을 유치해 장목면의 수려한 자연과도 결부시키고 싶다. 면민들의 단합을 위해 면민의 날도 지정하는 등 작은 것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거제의 새 관문…시수도 공급·도로 정비 시급"

김봉기 시방마을 이장(62)은 시인이다. 그래서인지 첫 인상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너무 차분하고 지적이다. 언제나 책을 가까이 두다보니 시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마을이장의 중책은 김 이장의 곁에서 항상 떠나지 않았다.

"방파제를 연장해 태풍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보다 중요한 게 시수도 공급이다. 언제 물이 모자를지 모를 형국이다."

김 이장은 시수도 공급이 시급하다고 했다. 시방마을은 거가대교 정면에 위치한 마을로 현재도 펜션 등 많은 공사가 진행중이다. 때문에 지하수로는 한계가 있어 각종 마을 개발사업에도 큰 지장이 뒤따른다고.

김 이장은 "장목면 일대가 다 그렇다. 거가대교 개통과 맞물려 부산에서의 초입인 장목면을 이대로 두면 안된다. 거제 전체를 위해서도 장목면의 발전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시수도 공급은 가장 기본적인 정책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협소한 마을 진입로를 얘기했다. 김 이장은 바닷가 마을로 진입하는 도로가 좁아 마을의 각종 큰 공사로 인해 도로 옆 주택들의 피해가 극심하다고. 때문에 새로운 바닷길이 절실하다고 했다. 특히 봇골마을 진입로는 숙원사업이라고 했다.

김 이장의 작고도 소중한 바람들이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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