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 'NCND'에 권민호 시장 전략은?
삼성중 'NCND'에 권민호 시장 전략은?
  • 변광용 기자
  • 승인 2011.03.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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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고현항 워터프론트시티, 무엇이 문제인가

MOU 불구 경제상황 들며 사업추진 '차일피일'…명확한 입장 꺼려
시도 소극적으로 일관, 정보공개 요청도 비공개…본지 이의 신청

고현항재개발 사업의 추진 여부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그러나 민자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이에대해 긍정도 부정도 않는(NCND·Neither Confirm Nor Deny)애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대기업답지 못하다는 시민들의 비난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지역발전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챙겨내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일관, 1년 이상이나 사업을 표류시키면서 이제와서 '사업자 변경' 운운하는 거제시에 대해서도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권시장의 분명한 태도표명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고현항재개발사업은 고현만 매립을 통해 워터프론트시티(인공섬)를 건설,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거제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거제시 사상 최대 민자사업 프로젝트다.

찬ㆍ반 양론이 거세게 이는 등 논란이 컸고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거제시민 다수는 고현항 워터프론트 시티 건설을 통한 새로운 거제의 창조에 손을 들어주었고 기대를 가졌다.

사업비 5,0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거대 프로젝트였고 연사-오비-장평으로 이어지는 도로개설, 오비-한내 도로개설 등의 연동사업도 포함돼 있었다.

지난 2007년 김징완 당시 삼성중공업 대표이사와 김한겸 시장은 이같은 내용의 이행합의 각서(MOU)를 작성, 날인하고 거제시민들에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이후 고현항 매립계획 국토해양부 승인, 연사-오비-장평 도로 기본설계 등  사업추진이 꾸준히 진행됐다. 곧 첫 삽이 떠질 것 같은 분위기로 흘렀다.

하지만 상황이 반전됐다. MOU 당사자였던 김징완 대표이사와 김한겸 시장이 함께 물러난 것. 5,000억원 대형프로젝트가 표류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때를 같이해 삼성중공업은 사업추진의 속도조절을 시작했고 이후 사업추진 여부에 대한 입장표명을 명확히 하지 않은채 시간만을 끌어오고 있다.

언론과 시의 거듭된 입장표명 요구에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2월 한장의 공문을 거제시로 보냈다.

고현항재개발 TF팀 임우정 팀장은 "경제상황 악화, 조선산업 부진, 거가대교 개통에 따른 추이 분석 등의 이유로 당장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사업성 등을 들어 차일피일 미루며 결국 발을 빼려는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로부터 약 4개 월 후인 지난 15일 거제시가 브리핑을 하며 사업자 변경 검토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종천 전략사업담당관은 "다른 민자 사업자를 찾아 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고 언급한 것.

김 담당관은 이와함께 사업의 전면적 재검토 계획도 밝혔다. 전체 사업 면적 축소, 시민이용 공간 확대, 사업자 수익보장, 고현천 수로변경 검토 등이 주 내용이다.

삼성중공업이 하지 않으면 면적을 축소해서라도 다른 사업자를 찾아 사업을 하겠다는게 시의 현재 입장인것으로 일단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쉽지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천억원에 이르는 사업비 조달의 문제가 있고 규모를 축소하면 이도저도 아닌 '아니한 것만 못한 것'이 돼버릴 우려도 크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삼성중공업을 적극적으로 견인해 내지 못한 거제시의 소극적 태도가  더욱 여론 도마에 오르고 있다.

"MOU라는게 구속력이 있느냐" "두 당사자가 물러났지 않느냐"는 말들이 중공업 내에서 쉽게 나오고 있다. 이 사업에 대한 삼성중공업의 현재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대기업이 일시적 경제상황을 들어 23만 거제시민과의 공개 약속을 져 버린다면 기업 이미지의 커다란 훼손은 불가피하다는 지적들이 많다.

이울러 1-2년 앞 상황도 내다보지 못하고 이제와서 경제상황 운운하는 경영진의 무능 문제도 함께 제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애매하게 둘러대지 말고 사업추진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그 수순을 지금부터라도 진행해가야 할 것이란 시민들의 목소리에 삼성중공업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본지는 삼성중공업의 명확한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거제시와 삼성중공업 간에 오간 협의 공문 일체'의 정보공개를 거제시에 청구했다.

사업이 표류하기 시작했던 지난 1년 전부터의 거제시의 노력과 삼성중공업의 입장 변화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거제시는 "MOU 당사자간의 협의에 따라 비공개 한다"며 협의 공문 일체의 공개를 거부했다.

이에 본지는 비공개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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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한술잔 2011-04-04 08:24:39
거제시의 흐리멍텅한 행정도 문제이지만 삼성의 기업윤리도 문제이다..
돈벌레삼성이 자기에게 떨어지는 이윤이 없는데 뭐가 아쉬워서 하겠는교..??
답답한 거제시의 현실일진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