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역 어르신들은 그 부드럽고 쫄깃한 씸벙 게의 맛을 기억하고 있다. 지금은 그 양이 많지 않아 쉽게 맛볼 수 없지만 예전에는 흔하게 그 맛을 즐겼단다.
'왕밤송이 게'의 거제 토속적 명칭이 '씸벙 게'다. 왜 이같은 이름으로 불려졌는지는 알 수가 없다 . 그냥 모양새와 그 특유의 맛으로만 우리는 씸벙 게를 기억하고 있다.
모양새는 이렇다. 우선 껍질은 우둘투둘, 큰 밤송이를 닮았다. 껍질과 다리 전체에 털이 많다, 그래서 혹자는 털 게라고도 부른다. 물론 씸벙 게는 '털 게'과에 속한다.
그러나 '털 게'는 동해안에서 주로 나는 것으로 거제에서 씸벙 게라고 불리는 것과는 다르다는게 수산 전문가의 설명이다. '씸벙 게'라는 명칭은 거제에서만 사용되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도 있다.
'거제 씸벙 게'의 특유성과 가치가 충분한 배경이다.
주로 남해안 일대에, 특히 거제해안에 많이 서식하고 있고 여름잠을 자기 위해 6월부터 뻘이나 모래속으로 기어들어 간다. 3-4월이 크기도 좋고 맛도 제일이다.
예전에 거제 해안 곳곳에서 많이 잡혔는데 지금은 그 양이 많지 않다. 그래서 가격이 비싸다 등이 알려지고 있는 '거제 씸벙 게'의 거의 전부다.
수산연구소 등에도 '왕밤송이 게(씸벙 게)'에 관한 자료가 거의 없다. 지난 달 28일 여수에 있는 서남해수산연구소 차영기 박사팀이 이 '거제 씸벙 게'를 조사하고 갔다. 서식환경, 산란시기, 개체 수 현황, 방류사업 가능성, 상품성 등을 검토하기 위해서였다. 차박사는 자료자체가 워낙 없는 상태라 이번 조사 결과가 '왕밤송이 게(씸벙 게)'의 첫 자료가 될것이라 말했다.
조사결과를 토대로 내년에 왕밤송이 게에 대한 사업 예산을 반영할 계획이라고도 그는 덧붙였다.
거제 '씸벙 게'에 대한 조사가 이미 시작된만큼 '거제 씸벙 게' 의 부활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임은 분명해 보인다.
거제시가 할 일이 있다. '영덕대게'를 생각해보자. '거제 씸벙 게'를 육성, 대대적으로 상품화하는 것이다. 영덕하면 '대게' 하듯이 거제하면 '씸벙 게'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안 그래도 내놓을 만한 먹거리가 없는게 거제시 현실이다. 1,000만 관광객을 꿈꾸는 거제시로서는 부끄러운 한 단면이기도 하다.
시는 수산 연구소 등과 함께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원현황 파악. 서식환경 조성, 방류사업, 어획방법 도입 등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라.
그 다음은 상품성을 위한 스토리 텔링과 홍보 마케팅이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을 시책 중점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을 시는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충분한 상품가치가 있다는게 어민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시가 못 나설 이유가 없다.
누가 아는가? '거제 씸벙 게'가 영덕대게를 능가하는 거제 특산 먹거리 관광상품이 될지.
맛도 상당이 좋았는데..많은 씽벙게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