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대게·꽃게보다 월등한 맛…자원관리 통해 특산품 가치 충분

거제 토속 게 '씸벙 게'의 가치 및 상품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어민들은 사라져 가는 '씸벙 게'의 자원 관리를 통해 영덕대게 같은 '거제 씸벙 게'를 특산품화하면 그 효과가 클 것이다고 시의 관심을 촉구하고도 있다.
여수 서남해 수산연구소 차영기 박사는 "왕밤송이게다. 거제해안에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더 이상의 구체적인 자료는 전무한 상태다. 어민들의 요구가 있어 지달난 25일 서식환경, 산란시기, 방류 가능성, 상품 가능성 등에 대한 예비조사를 했다. 조사결과에 따라 왕밤송이게에 대한 사업 예산을 반영, 내년부터 방류 등 자원관리, 어획방법, 특산품화 등의 연구를 본격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차 박사의 말대로 '씸벙 게'는 알려진게 거의 없다.
그냥 잡아서 먹고 지금은 귀해서 접하기가 어렵고 그 특유의 뛰어난 맛만 우리 어르신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다. '씸벙 게'는 표준어로 '왕밤송이 게'다. 게 껍질이 커다란 밤송이를 연상시키고 있어 이같은 이름이 붙여졌다는게 통영 남해 수산연구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거제, 통영, 여수 등 남해안 일대에서만 서식하고 있고 2-3월에 살이 제일 부풀어 오르고 크기도 좋다. 여름이면 하면(夏眠)을 위해 뻘이나 모래속으로 들어간다.

털 게과에 속하나 동해안 차가운 바다에서 주로 서식하는 '털 게'와는 다른 종류다. '씸벙 게'라는 표현은 거제에서만 사용되는 토속어다.
거제해안 곳곳에서 대량 서식했으나 현재는 개체수가 급감, 어획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가격도 비싼편이다. 고현 시장에서 kg당 1만5,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나 시장에 나오지 않을때도 많고 나오더라도 그 양이 많지 않다.
장목면 대금마을 신현득 어촌계장은 "씸벙 게는 무엇보다 맛이 뛰어나다. 주로 뻘밭에서 서식하는것 같더라. 옛날에 비하면 그 개체수가 엄청 줄었다. 자원관리와 통발 허용 등 어획방법 등에 대한 검토를 해 달라는 요구를 수산연구소 측에 계속 제기했다"며 "영덕하면 대게 하듯이 거제하면 '씸벙게'를 떠 올릴 수 있도록 특산품화를 위한 노력을 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쪄서 먹는 맛도 최고지만 씸벙게 된장국은 꽃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욱 맛있다"고 덧붙였다.
유호마을 어촌계장 서봉규씨는 "황포, 구영, 유호 마을 등에서 특히 많이 잡혔는데 근래에 들어와서는 많이 잡히지 않는다. 위판 가격도 상자당 30-40만원선이다. 한 마리씩 잡아 모아 두었다가 상자가 차면 위판장에 내놓고 있다"며 "꽃게보다 맛이 훨씬 좋고 영덕대게보다도 맛이 부드러운 만큼 거제 특산품으로 잘 관리, 대량화하면 어민소득증대는 물론 거제의 명물이 되기에 손색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 어업진흥과 관계자는 "자료가 전무하다. 씸벙 게란 말은 들어봤지만 글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서해수산연구소 차영기 박사팀의 조사결과가 5∼6월께 나올 예정이다. '거제 씸벙 게'에 대한 최초의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영덕대게' 같이 '거제 씸벙게'로 키우는 사업과 연구가 진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