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다시보기⑬]지역민이 만든 조선 마지막 성 '옥산금성'
[내고장 다시보기⑬]지역민이 만든 조선 마지막 성 '옥산금성'
  • 배창일 기자
  • 승인 2011.0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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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부사, 백성 강제동원 8개월만에 축조…도 기념물 제10호로 지정

▲ 거제시 동상면에 있는 옥산금성.

거제사람들의 힘으로 만든 조선시대 마지막 성(城)은 어디일까. 경상남도 기념물 제10호로 지정돼 있는 옥산금성이 그 주인공이다.

계룡산이 남으로 뻗어 거제면 동상리 뒤쪽에 솟아 오른 작은 산이 옥산이다. 이 산의 다른 이름은 수정봉. 경상도여지집성 거제읍지 성지조에 따르면 옥산금성은 거제군의 동쪽 5리 지점에 있다.

조선 고종 10년(1875년) 계유년 3월15일 거제부사 송희승이 읍성을 만들 것을 조정에 건의했다. 그러나 조정에서는 그 동안 사등성, 고현성, 오량성 등 많은 성을 쌓으면서 백성들의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허락하지 않았다.

읍성축조 허가가 나지 않자 송 부사는 대신 옥산(수정봉)에 성을 축성할 것을 결심하고 강제로 인원을 동원해 8개월 만에 옥산금성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했고 급기야 조정에서는 송 부사를 파직한다.

옥산금성은 거제부 치소(治所)가 있는 곳이다. 거제만은 한산도를 벗어나면 대한해협과 연결돼 바닷길을 따라 쉽게 적이 침입할 수 있는 곳이어서 방어성이 필요했다.

옥산금성은 표고 143m 8부 능선을 따라 막돌로 산탁해 평면 표주박 형태로 만든 성이다. 조선시대에는 산의 이름을 딸 수정봉성이라 불렀다. 현재 옥산금성은 비교적 원형 그대로 남아있다. 성내 구조는 서쪽 입구와 동쪽 정상, 동쪽 체성주변에 각종 건물지가 있다.

특이한 것은 바위산에 연못이 있다는 것이다. 이 연못의 물은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옥산의 또 다른 이름인 수정봉은 맑은 샘물이 있는 산이란 뜻이다.

옥산금성은 수정봉 정상의 지세와 자연석 바위를 이용해 테를 두르듯 돌을 쌓았다. 성돌은 가까운 계룡산 자락과 인근 산야에서 구해 왔다고 한다. 서문 아래 바윗돌에는 옥산금성이란 글씨가 음각돼 있다. 바윗돌에는 동치10년 계유에 축성했다고 적혀있다.

성안 중간에 바위 봉우리가 솟아있고 그 바위 위에 정각을 세웠다. 선애 남동쪽으로 몽돌을 모아둔 곳이 여러 곳 있다. 이를 린석(몽돌) 저장고라 했는데 적이 성을 올라오면 공격할 무기로 사용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옥산금성이 있는 거제는 현종 4년(1663년)에 거제부가 설치됐던 곳으로 숙종 30년(1711년)에 거제도호부로 승격됨에 따라 죽림포에 어해정을 건립, 전선대장을 두고 해군을 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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