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지만 땅을 깊이 파헤친 탓에 그 해 농사가 잘 되었다. 그제야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깨닫고 열심히 농사를 지어 행복하게 살았다는 전래동화가 있다.
조선시대 남편을 여의고 가난하게 살아가는 과부가 있었다. 어느 날 마루에 앉아 낙숫물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있는데 흙 사이로 그릇 같은 것이 보였다. 비가 그친 후 땅을 파 보았더니 그건 금은보화가 가득 담긴 항아리였다.
부인은 재산이 있으면 아들이 공부를 게을리 할까봐 다시 묻어 버리고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 버린다. 훗날 아들이 재상이 된 것은 어머니의 지혜였다고 야사에 전하고 있다.
성경 마태복음 13장에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춘 보화와 같다'고 했다.
예부터 중동지방에는 전쟁이 잦은 탓에 피난을 가기 전에 보화를 담은 항아리을 밭에 숨겨두었다. 세월이 지난 후 항아리의 주인이 죽거나 포로가 되어 돌아오지 못하면 영원히 땅속에 묻히거나 때로는 우연히 발견되기도 했다.
이때 밭주인과 발견한 사람 사이에 소유권 다툼이 생기자 정부는 그 소유권은 밭주인에게 있다고 결정한다. 따라서 보화를 발견한 사람은 다시 묻어두고 자기의 전 재산을 팔아 그 밭을 사야만 보화도 자기 것이 될 수 있었다.
작년 7월 강원도에 사는 이모씨는 은행에 돈이 예금되어 있으면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평생 모은 돈 6천만원을 앞마당에 묻어 두었다가 1년 후 끄집어냈더니 곰팡이가 슬어 눌어붙어 있었다는 신문기사가 난적이 있다.
이번에는 처남이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로 벌어들인 돈 110억원을 마늘밭에 묻어두었다가 들통 난 사건이 화제다.
땅에 돈을 숨기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