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시장 "주민 민원 잇따라…인가 사항 변경 힘들어 도로 개설해야"

거제대학이 학교 설립 당시 조건을 이행치 않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1996년 개교한 거제대학은 설립 당시 "옥림아파트 단지내 도로인 3-20호선을 일단 사용하고 향후 주 진입로로 사용할 도시계획도로 2-23호선을 개설하라"는 조건부 승인을 시로부터 받고 착공에 들어가 준공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옥림아파트 단지내 도로를 계속 사용하면서 개설하기로 약속한 도시계획도로 개설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거제대학은 2008년 12월까지 진입도로 2-23호선을 완공하겠다고 시와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완공시기를 2012년으로 연장했다.
그러나 예산부족을 이유로 이마저도 불투명하다는게 학교 관계자의 말이다.
거제대학 관계자는 "현재 진입로로 사용하고 있는 옥림아파트 입구 3-20호선의 일부 땅을 시에 기부체납했다. 승인당시 2-23호선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긴 했지만 도로 자체가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된다. 현재 대학 건물 추가 착공이 예정돼 있기도 해 도로공사를 진행할 예산이 없다"고 지난 15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적인 경우 지역에 대학이 생기면 시에서 도로를 만들어주는 게 상식이다"며 "물론 승인 조건에 2-23호선 준공이 있긴 하지만 그다지 필요 없는 도로를 70억 예산을 들여 만들어야 하는가"고 덧붙였다.
거제대학은 도시계획도로 2-23호선에 대한 착공계를 지난 1994년 시에 제출했으나 이후 무려 11차례나 착공시기를 연장하는 도시계획사업 실시계획변경 인가를 받는 등 도로개설에 대한 의지를 의심케 해왔다.
이 문제는 의회에서도 지적됐다. 지난 11일 이행규 의원은 시정질문을 통해 "도시계획도로는 관련 법상 관할 자치단체가 개설해야 하며 이미 기부체납한 도로를 두고 또다시 중로 2-23호선을 개설하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행정명령"이라고 주장했다.
승인조건 자체가 부당하므로 시가 예산으로 도로를 개설해야한다는게 이의원의 주장이다.
그러나 권민호 시장은 답변을 통해 당시 학교 설립 승인조건대로 거제대학이 도로를 개설해야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권 시장은 "기록에 따르면 거제대학 개교를 원활히 하기 위해 중로 3-20호선을 사용하도록 했으며 다만 향후 주 도로로 중로 2-23호선을 개설 완료하라는 조건이 있었다"며 "인가 사항을 변경하기 힘들고 열악한 시 재정형편을 감안한다면 약 55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부담하면서 시가 도로개설을 할 수는 없는 사항이다"고 말했다.
마전동 주민들과 옥림아파트 입주민들은 하루빨리 도로가 개설되기를 바라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예산을 이유로 승인조건을 이행치 않고 있는 거제대학측과 승인조건대로 도로개설을 촉구하는 거제시간에 어떤 해결점이 찾아질지 주목되고 있다.
한편 거제대학측이 예산을 이유로 학교설립 승인 조건이었던 도로개설에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과 관련 2008년 대우조선해양이 대학을 인수한만큼 자칫 대우조선해양의 '지역기여 의지'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등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