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자원봉사센터 보조금 비리를 고발했다 해고된후 1인시위 등을 벌이며 시의 적극적 감사를 요구해 오던 정갑진씨가 명예회복을 주장하며 음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씨는 28일 시청 열린시장실에서 권민호 시장과 2분여간의 짧은 면담을 가졌고 권시장이 행사장 참석을 이유로 급히 나간 후인 오전 10시 30분경 민원실 바닥에 앉아 제초제 종류를 음독했다.
권시장은 이날 옥포매립지에 세워진 복합업무단지 '오션플라자'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바삐 자리를 떠났다.
정씨는 유서와 극약을 내놓은 상태에서 권시장과의 면담을 가졌고 음독 전 "시장님 행정 잘 하십시오"라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현장에는 십여명 이상의 공무원들이 이를 지켜보고 있었고 함께 있었던 한 시의원은 "여러 달 계속된 일을 시가 미온적으로 대처해 이런 불상사가 생긴 것 아니냐"고 말했다.
119구조대가 긴급 출동했고 정씨는 백병원으로 후송됐다. 119 관계자는 "정씨가 마신 것은 잔디밭 잡초를 제거할 때 쓰는 것으로 독성이 아주 강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씨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며 백병원에서 위세척 등 응급조치를 한 후 경상대병원으로 이송돼, 정밀 진료중이다.
지난달 22일 정씨는 '내부고발자 구하지 못하고 카드깡 묵인하는 거제시'라는 내용이 적힌 소형 플랭카드를 들고 청와대로 출발했다.
정씨는 거제서 5시간 넘게 걸어 통영에 도착했고 버스를 타고 마산에 들렀다가 대구, 공주를 거쳐 서울로 향했다. 시내에서 이동할 때는 도보로 시에서 시로 이동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잠은 PC방에서 쪽잠을 잤다.
정씨는 "거제시의 무책임함이 분해서 눈물을 흘리며 걸었다"며 "사연을 듣고 힘을 주시는 분들의 격려로 청와대까지 간 것 같다"고 말했다.
목적지인 청와대에 도착한 정씨는 종로파출소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27일 밤 거제로 돌아와 28일 시청을 방문, 권시장을 면담했다.
정씨는 권 시장과 가진 짧은 면담에서 "2008년 이후 보조금 집행 내역에 대해 철저히 감사해 줄 것과 잘못을 밝혀 관련자는 24만 거제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권시장은 "재조사는 고려해 보겠지만 이전 시장 때 일이라 내가 꼭 해야 될 이유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