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인 마니아들은 식전 애피타이즈(appetizer)와 식후 디저트(Dessert) 와인이 다르고, 식사 중에 마시는 테이블 와인(Table Wine)도 육류는 적포도주, 생선은 백포도주를 마신다.
포도주의 가격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이런 일화가 있다.
한국의 한 실업가가 파리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레스토랑에 갔다. 자리에 앉자 지배인이 그 자리는 유명한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가 오면 늘 앉는 자린데 막 도착했다는 것이다.
자리를 양보해 주었더니 칼라스가 고맙다고 포도주 한 병을 선사했다. 고맙기는 하지만 남자의 자존심 문제도 있고 해서 자기도 같은 포도주로 한 병을 답례로 보냈다.
그런데 계산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포도주 한 병 값이 무려 3,000불, 우리 돈으로 3백만 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값이었다.
대개의 사람들은 오래된 포도주가 비싸고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오래된 것은 희소성의 가치는 있지만 그보다는 포도주가 담가진 해에 수확한 포도의 질이 가격책정의 기준이 되고, 포도주 감정사들이 매기는 맛의 등급이 결정적 요인이 된다.
사실 일반인들이 맛으로 고급와인을 구별해 내기란 쉽지 않다.
얼마전 영국 에든버러 시(市)에서 열린 과학페스티벌 때 관람객 578명을 대상으로 고급 와인과 싸구려 와인을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눈을 가리고 맛을 비교하는 실험)를 실시했는데 맞힌 사람이 절반에 불과했다.
많은 소비자들이 와인을 '맛'과 '향'으로 마시는 게 아니라 '가격'과 '등급'으로 마시고 있다는 것이 실험으로 밝혀진 것이다.
가슴으로 마셔야 하는 술이 와인인데 우리는 머리로 마시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