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즉천(民卽天)
민즉천(民卽天)
  • 거제신문
  • 승인 2011.05.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칼럼위원 황수원/거제박물관장

시끄럽던 4월의 재보선 선거가 끝나고 각 당마다 혹은 당락을 떠나 출마를 했던 사람들이 저마다의 계산을 하고 살아남기 위한 나름대로의 계책을 찾느라고 당분간은 어지러울 듯하다. 특히 이번 재보궐선거를 치르면서 한나라당은 여러 가지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본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줄곧 나온 이야기가 소통의 부재란 지적이 있어왔다. 많은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되고 국회의원의 과반을 훨씬 넘긴 당으로서는 국정운영의 자신감을 넘어 자만심으로 충만했는지도 모른다.

소위 친이계라 불리는 이들이 모든 것을 쥐고 흔들면서 이 나라를 이끌 주류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욕심이 친박계라 불리는 같은 당의 의원들마저 공천과정에서부터 소외시키면서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려 했던 것을 우리는 보아왔다.

그러나 이런 일의 결과는 대체로 비극적이다. 민주주의는 상호존중과 타협을 전제로 유지되는 체제이다. 그 상대가 비록 약하고 소수일지라도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까지도 경청할 자세가 되어있지 않으면 전재나 독재로 흘러가는 것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물론 야당들의 주장도 어떤 때는 그냥 생떼로 보일 때도 있다. 자신이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는 말처럼 국정의 기조를 가르는 몇가지 정책은 지난 정부 때의 정책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여야가 바뀌면서 찬성하던 무리는 반대하고, 반대하던 무리는 찬성하는 것을 보면서 실소를 금할 수 없었던 일도 있다. 중증의 치매환자들일까?

1950년의 6·25동란의 폐허로부터 다른 나라에서 말하는 소위 '한강의 기적'을 일구면서, 반 만년 우리의 역사 속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세계 곳곳에 태극기를 휘날리는 그런 나라가 되었다.

문화에서는 '한류'가, 전자제품에서는 삼성이나 LG가, 선박에서는 대우나 현대·삼성이 자동차에서는 현대가, 작은 손톱깍기나 낚싯대로부터 이제는 항공기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발전하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기서 멈출 것인가? 여기서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라고 한다면, 정치적 선진화를 이끌어 내어야 한다.

남 잘되는 꼴 보기 싫어 '못 먹어도 고(go)'하는 이판사판식의 정치놀음도 사라져야 하고, 선거에서 한 번 이기면 세세대대로 해 먹어야겠다는 욕심으로 상대방을 힘으로 누르고, 자르고 밟아 버리는 동네싸움꾼 같은 그런 태도도 버려야 한다.

하늘이 권력을 땅에 내어 줄때, 그것은 하늘을 대신하여 그 도리를 땅에 실현하라는 지엄한 분부가 함께 했다. 그것은 널리 모든 사람이 평화롭고 서로 이익이 되도록 하라는 홍익인간의 이념을 구현해 보라는 땅에 준 하늘의 기회일 뿐이다.

그것을 제대로 행하지 않았을 때에, 하늘은 주었던 권력을 환수해 가더라도 땅은 분통해 할 것도 없다. 그것은 본시 하늘에 속했던 것이므로. 그리고 그 하늘은 바로 민(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