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장평동주민센터 부실공사 '사실로'
거제 장평동주민센터 부실공사 '사실로'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1.0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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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부실공사 지적에 시·시공사·감리사 모두 '묵묵' 주장

청사추진위, 강도 측정 의뢰…5층 바닥 일부 부적합, 결국 보강공사

▲ 장평동주민센터 신축공사 부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청사추진위가 자체 비용을 들여 강도 측정을 의뢰한 결과 우려한 대로 청사 5층 바닥 일부 시공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시는 한국건설시험연구소에 안전진단 용역을 의뢰했고, 결과는 '청사 5층 바닥 보수·보강' 결정이 떨어졌다.

거제시 장평동청사건립추진위원회(이하 청사추진위)가 제기했던 장평동주민센터 및 도서관 복합청사(이하 장평동복합청사) 신축공사 부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지난달 19일 한국건설시험연구소가 장평동복합청사 5층 바닥 일부 콘크리트가 부실시공돼 위험하므로 보수, 보강을 해야한다는 내용의 용역결과를 내놓은 것.

올 1월15일 영하의 추운날씨에 레미콘 타설 공사를 진행하는 것을 본 주민들이 이의를 제기했고 이후 부실공사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한지 3개월여만이다.

청사추진위 측은 "영하의 날씨에 레미콘 공사를 강행하면 부실이 생길 수 있다"고 곧바로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시공사(아진종건) 측은 "법상 하자가 없다"며 레미콘 타설 공사를 강행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그날 밤 기온이 영하 9도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틀 뒤인 17일 청사추진위 위원장이 현장 확인 후 또다시 문제를 지적했으나 감리 및 시공사 현장소장은 "레미콘 양생중이라 이상 없다"는 답변을 고수했다.

그 후에도 수차례 청사추진위는 건물 외벽 물기 등을 지적하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제기했으나 시공사 및 담당 공무원은 "열풍기, 온열재 등 필요한 보온조치를 모두 했으니 법상 하자가 없다"는 입장만 반복했다는게 추진위측의 설명이다.

결국 청사추진위는  자체적으로 표본을 추출, 강도 측정을 의뢰했고 그 결과 우려했던 대로 청사 5층 바닥 일부 시공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 결과를 토대로 청사추진위는 시에 구조물 안전진단을 요청했고 시는 그제서야 한국건설시험연구소에 안전진단 용역을 의뢰했다.

결과는 '청사 5층 바닥 보수, 보강'이었다.

한국건설시험연구소의 진단 결과에 따르면 청사 5층 슬래브는 동해를 입어 향후 콘크리트 표면부 균열 및 내구성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 

또 문제의 구간은 동해 깊이가 슬래브 단면 중앙부까지 진행됐고 강도 역시 구조용 콘크리트 압축강도인 180kgf/㎠에 미치지 못했다.

장평동 한 주민은 "공사 당일부터 끊임없이 민원을 넣었지만 시와 시공사 측은 문제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주민들이 자비를 들여 샘플을 채취, 보수 보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아내자 시가 대응을 했다. 시공사와 시의 말대로 공사가 그대로 진행됐으면 어떻게 될뻔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시공사 관계자는 "공사를 하다보면 수많은 변수에 부딪친다. 공사가 끝난 후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공사 중간에 문제를 발견, 보수 공사를 할 것이므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지난 달 27일 말했다.

그러나 청사추진위 측은 "단순 보수 공사가 아니라 문제의 5층 전면 재시공"을 요구했고 시가 이를 받아들였다.

장평동복합청사는 예정 공기인 8월 완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고 58억 예산 외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됐다. 추가 비용 전액은 시공사에서 모두 부담한다.  

시 관계자는 "안전 진단결과 5층 디지털 자료실 바닥구간이 불량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추진위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해 5층 바닥 전체 콘크리트를 재타설하는 보강공사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전진단 용역의뢰의 경우에도 콘크리트 재련기간 문제때문에 시간 조율의 어려움이 있었다"며 "당시 영하의 날씨가 계속돼 재련기간을 좀 더 길게 잡다보니 발생한 문제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장평동 청사건립과 유사한 사례들이 드러나지 않고있지만 더 많이 있을 것이라는 행정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장평동 주민센터 및 도서관 복합청사는 부지면적 696평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지난해 6월 착공에 들어갔다. 58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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