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에 노고가 많으십니다. 멀리 남쪽에서 건강을 기원드립니다.
경남 거제시 저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도 한 번 머물다 가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곳이지요. 일제식민지, 동족 상잔의 역사적 흔적도 고스란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구요.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 저도가 정확한 행정구역 명칭입니다.
1953년 해군이 인수하면서 이 섬은 군 소유가 돼버립니다. 이승만대통령이 이 섬에 별장을 지어 사용하기 시작했고 1975년 박정희 대통령이 '청해대'로 지정하며 별장으로 사용합니다. 푸른 남해바다, 금빛 백사장, 태고의 울창한 숲 등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겠지요. 해군 시설들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골프장도 들어섰구요. 이제 해군의 콘도도 건축, 내년 준공예정으로 있습니다.
1993년 청해대가 시설해제 됐습니다. 그러나 소유 및 관리권은 여전히 해군이 독점 행사하고 있습니다. 군사시설이라는 이유이지요. 여전히 '군사적, 전략적 요충지'라면 해군의 논리가 맞습니다. 그래서 그간 거제시민들도 이를 존중하면서 '권리 찾기' 운동을 자제해 왔습니다.
그러나 2004년 거가대교가 착공되면서 이 거가대교가 저도를 지나가게 됩니다.
'군사적 요충지'라는 개념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지요. 물론 '군사시설이기에 저도 통과는 안된다'는 해군의 반발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순리'가 이기는 법이라는 사실을 우리 시민들은 이 과정에서 다시한번 확인했습니다. 군사시설임을 이유로 접근을 무조건 차단하려 했던 해군의 논리는 2004년 당시만 해도 '역리'로 비치기 충분했던 것이지요.
거가대교 건설이 진행되고 동시에 저도에 콘도형 군 휴양시설이 건축되면서 논란은 가라앉습니다. 청와대 바로 인근도 주민들에 개방하는 시대입니다. 청남대가 시민들에게 돌아갔고 군사시설인 인천 팔미도도 올 1월 시민들에게 돌려주었습니다.
'보안' '전략적 요충지''군사적 요충지'라는게 2011년 현 시점에서 무슨 의미인지 냉철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거제시민들은 1989년부터 저도를 개방하라고 요구해 오고 있습니다. 2004년에는 거제시 의회가 청와대, 국방부 등을 찾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20년이 넘고 있습니다.
거제시 행정구역인 저도를 시민들에게 돌려달라, 아름다운 섬 저도를 국민 아니 전 세계인이 와서 보고 거닐 수 있도록 하자는 요구가 그렇게도 무리한 것인가요.
아름다운 관광자원 저도를 잘 개발하고 개방해 대한민국, 거제시의 소중한 자산으로 활용하자는게 시민들이 못할 주장인가요.
이 글을 혹 접하신다면 진지한 검토를 통해 24만 거제시민들의 소박한 요구에 응답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