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댐 상수원지역 위치, 많은 고초에 시달려
최소한의 인권 보장받기 위해 '여섯 차례 집회'
친환경 농업 등 '푸른 농촌' 만들기에 '올인'
주민 힘으로 '녹색농촌체험마을' 성과 '눈앞'

삼거마을은 구천댐 상수원지역에 위치한다는 지리적인 이유만으로 그 동안 많은 고초를 겪어왔었다.
최민호 통장은 "20여 년전 거제시와 수자원공사는 거제산업기지 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천혜의 절경인 구천계곡을 수장시켜 구천댐을 완공했고, 이후 어떤 대책도 없이 상수원 주민들의 생존권을 박탈했었다"며 "이에 주민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기 위해 나설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삼거마을 주민들의 '인고의 투쟁'은 지난 2006년 '구천댐 상수원 주민 생존권 쟁취를 위한 선포식'으로 시작됐다. 삼거마을 주민들은 일운·동부쪽 급수 공급을 위해 상수관로 증설사업을 발주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는 사전 주민동의 사업설명회 한번 없이 진행하는 막가파식 밀실행정에 반기를 들고 비상대책위원회 설치하게 된다. 이후 주민들은 10월 26일 1차 집회를 시작으로 2007년 2월 12일 6차 집회까지 실력 저지를 천명하며 뜻을 모았다.
결국 2008년 8월 삼거마을을 친환경 웰빙 테마 마을 만들기에 중점을 두겠다는 '삼거마을 지역 종합 계획 최종 보고서'를 완성하게 되고, 12월 삼거 지역 일부를 제외한 전 농림지역이 해제돼 관리지역으로 환원되게 된다.
소리없이 삼켜야만 했던 주민들의 울분이 결국 마을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삼거(三巨)마을 지명의 유래는 정확하지는 않으나 세 가지 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세 갈래 길이 많아서라는 설과 큰 금광맥이 세 군데 있다고 하여 삼거(三巨)라는 설이 있으며, 세 명의 큰 인물이 날 것이라는 '재미있는 예언'에 의한 설이 있다.
험난했던 '여정'을 겪어서인지 지금 삼거마을은 주민들 스스로가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푸른 농촌에 희망을 찾는 '녹색농촌체험마을'이 그 시작이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전통과 역사를 살려 물레방아 전설을 토대로 실제 물레방아를 설치해 그 유래를 스토리텔링화해 테마가 있는 체험 공간으로 만든다는 것. 게다가 자연계곡을 중심으로 관광객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예·민속·자연 체험장도 갖추게 된다.
또한 삼거마을에서 수확하는 친환경 농산품 판매장을 조성, 관광객에게는 저렴한 가격의 친환경 농산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주민들에게는 경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석이조' 코너도 준비 중이다.
게다가 삼거마을은 이번 체험마을을 시작으로 다양한 친환경 사업과 관광지 개발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최 통장은 "삼거마을은 빼어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데다 4년여간 이어온 친환경 농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다양한 관광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다"며 "하나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수요에 맞는 시설과 사업을 늘려나가 거제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태껏 사회와 행정과 기관들과의 지루한 싸움만을 해 올 수 밖에 없었던 삼거마을. 큰 포부를 가지고 뛰쳐나가려는 그 '장엄한' 움직임이 잠시나마 손끝으로 전해 온다.

"거제 대표 주거단지 눈 앞"
"빠르면 6월, 늦어도 7월이면 2020 도시계획에 의해 상문 중앙로 위쪽지역의 규제가 다 풀린다. 대단위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게 될 것이며 거제를 대표하는 주거단지가 될 것이다."
강영호 상문동장은 각종 현안들로 가뜩이나 바쁜 일과를 소화 중이었다. 특히 상문 중앙로 위쪽 지역의 규제 해제로 닥칠 현안들에 대해 고심이 가득했다.
강 동장은 "당장 땅값이 오를 것이다. 이와 함께 토지 소유자와의 보상 문제 등 어려움들이 속출할 것이다. 게다가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며 주거단지가 계속 커지면 이에 상응하는 기반시설이 확충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강 동장은 "가장 걸림돌이 고압철선이다. 대부분 도시 중간을 지나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 아니다. 변전소 철탑 지중화가 현재로서는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다"고 말했다.
상문동은 올해부터 하수관거 공사가 시작된다. 사업비 85억을 확보, 삼거동과 연초면 일부 지역부터 추진된다. 이 사업으로 고현천 오염을 상당 부분 방지할 수 있을 거라고 강 동장은 내다보고 있다. 또한 장학기금 조성 등 올 하반기 착공하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명문고로 만들기 위한 준비도 한창이다. 강 동장은 향후 중학교 신설까지 내다보고 있다.
강 동장은 상문동의 '근원적인 현안'으로 주민화합을 꼽고 있다. "상문동 인구가 2만1,650여명에 이른다. 80%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다보니 주민들간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관건이다. 이를 위해 동사무소를 구심점으로 현재 주민 참여프로그램 9개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를 더 확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강 동장은 "신도시다 보니 민원이 많이 생긴다. 참여와 양보를 통해 동민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양한 테마 개발, 거제 최고 관광지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이 있다. 그동안 우리 마을은 상수원지역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행정의 규제에 사로잡혀 있었다. 결국 주민들 스스로가 이를 이겨내고 변화를 꾀할 수 밖에 없었다."
최민호 삼거동 통장(48)은 그 동안의 '투쟁 과정'을 그렇게 풀어냈다. 정체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그냥 묵묵히' 생활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게 최 통장의 지론. 그래서 준비한 게 '녹색농촌체험마을'이라고 한다.
최 통장은 "체험마을 조성을 위한 기초 작업으로, 무농약 농사를 시작했다. 우렁이 등 친환경 자재를 살포하며 100% 친환경으로 전환한 게 올해로 4년째다. 장사해서 돈 벌겠다는 의미 이전에 깨끗한 마을로 만들자는 의식이 밑에 깔려 있다"고 했다.
체험마을을 위해 내년에 삼거천을 살리는데 시비 32억원이 투입된다. 자연 생태계가 그대로 살아있는 하천 조성으로 체험마을의 환경을 더욱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게 된다. 한옥 형태로 지어지는 전시판매장도 착공에 들어간다. 최 통장은 보다 다양한 '테마'를 준비하고 있다. "트랙터로 만든 농촌형 관광버스를 운영해 이색적인 체험코스를 만드는 것과 동시에 마을주민들의 소득원도 창출될 수 있다. 또한 먹거리와 볼거리, 쉴거리를 두루 갖추어 종합 휴양지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했다.
최 통장의 욕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올 연말 경남도에서 선정하는 '친환경지구조성사업'에 선정되는 것이 다음 목표다. 이를 위해 마을 특징을 살려 친환경 자재·퇴비·효소 등을 직접 생산·유통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다. 이외에도 정부에서 30억을 투입할 예정인 '산촌지구단지조성사업'에도 도전장을 내볼 계획이란다.
최 통장의 구상과 맞물러 삼거마을 발전의 도착점이 어디가 될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