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삼지창이 무당에게는 없어서 안되는 무구(巫具)다. 세 개의 창끝은 일월성신(日月星辰)이며 하늘과 땅과 사람(天地人)을 상징한다.
무당은 굿이 끝날 무렵 신(神)이 의례에 만족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삼지창에 삶은 통돼지를 꽂고 세우게 된다. 이를 '사슬(실)세우기'라 한다.
굿에 따라서는 병 주둥이에 시루와 동이를 얹어 세우기도 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Poseidon)의 상징은 삼지창이다. 본래의 용도는 어부들이 고기를 잡을 때 사용했던 작살이다.
영어로는 트라이던트(trident)라고 한다. 트라이던트는 숫자 3(three)을 뜻하는 'tri'와 이(齒·tooth)를 뜻하는 'dent'의 합성어다. 따라서 '세 개의 이빨'이라는 뜻이 된다.
삼지창이 주는 의미만큼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무서운 파괴의 신이었다.
긴 머리카락과 수염, 삼지창을 들고 흰말을 타고 다니면서 고요한 바다를 일순 성나게 일으켜 모든 것을 순식간에 쓸어버리는 무서운 신이었다.
지난 3월 일본 동북지역 해저에서 규모 9.0의 강진이 일어나면서 발생한 쓰나미에서 보듯 포세이돈은 물에 대한 공포에서 비롯된 신이다.
우리 문화는 바다에 용왕이 계신다면 서양은 성질 급한 다혈질에 쉽게 폭발하는 포세이돈이 있다.
이번에 빈 라덴 사살작전의 공식 암호명이 '넵튠 스피어'였다고 한다. 직역하면 '넵튠의 창'이라는 말이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바다의 신이 포세이돈이지만 로마신화에는 '넵투누스(Neptunus)'이고, 영어로는 넵튠(Neptune)이다.
작전을 수행한 미 해군 특수부대가 육·해·공 3면에서 활약하는 것을 포세이돈의 삼지창으로 비유한 것으로 보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