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인도 쾌적한 걷기 '아직 먼 길'
거제시 인도 쾌적한 걷기 '아직 먼 길'
  • 김경옥 기자
  • 승인 2011.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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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적치물·불법주차 '인도 점령'…좁고 노면 굴곡심해 불편

국무회의 '보행안전 증진 법률 제정안' 의결…거제시 행보 관심

거제시 곳곳 인도가 노면이 울퉁불퉁하거나 턱이 높아 보행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은 한 아이가 경사진 인도 부근에서 공차기를 하고 있는 모습.

지난 24일 유모차를 끌고 고현사거리 인근으로 나온 김모씨(여·34·고현동)는 큰 불편을 겪었다. 인도의 절반 가까이를 점령한 물건들 때문에 유모차를 몰기가 힘들었다. 협소한 공간 탓에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과 어깨를 부딪히는 일도 다반사였다. 좌판을 벌인 노점상과 인근 상가의 광고물이 김씨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여기에다 인도의 경사까지 김씨의 보행을 방해했다.

김씨는 "고현사거리 인근으로 나갈 때마다 스트레스를 너무 받는다"면서 "인도의 반을 차지한 물건들 때문에 유모차 하나 통과할 여유가 없었고, 인도의 경사 때문에 유모차 운행이 더욱 힘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제시의 주먹구구식 보행자 우선정책에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시는 지난해부터 1억3,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면·동별로 인도 턱 낮추기 사업을 추진, 기존 5~6cm였던 인도와 차도 사이의 턱을 2cm 정도로 낮췄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인도와 차도 사이에 경사가 발생, 오히려 시민들이 불편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 최모씨(53·상문동)는 "상동쪽에 새롭게 공사를 한 인도는 기울기가 너무 심해 걷기가 불편할 지경"이라면서 "단순히 구조적인 문제일 수도 있지만 좀 더 세심하게 공사를 추진했다면 이 같은 상황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 양모씨(여·33·옥포동)는 "인도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노점상과 로드샵 광고물에 대한 적절한 대책과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 점도 큰 문제"라면서 "거제시의 인도는 물건을 쌓아놓는 곳인지, 사람이 다니는 통로인지 헷갈릴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인도 턱 낮추기 사업의 경우 경사가 심한 구간은 재시공을 하려 했지만 인근 상가의 반대로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민원이 들어오는 순서대로 문제점 해소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쾌적한 환경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보행하기 위한 '보행안전 및 편의 증진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지난 24일 의결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각 지방자치단체는 안전시설 설치와 보행자 우선문화 정착 등을 내용으로 하는 보행환경개선 기본계획과 연차별 실행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노인·장애인보호구역 등 교통약자의 안전과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사업을 보행환경 정비사업과 연계해 사업을 실시해야 한다.

또 인사동 길과 홍대거리 등과 같이 지역 전통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명품거리를 지자체별로 조성할 수 있도록 했고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과 같은 보행자 전용의 명품 녹색길을 조성하는 기준도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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