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팀이 지난 3~4월 전국 초등학교 4학년 이상 초·중·고생 6,410명을 설문조사한 바에 의하면, 23개 OECD 국가들과 비교한 결과 한국 어린이의 '주관적 행복지수'가 66점으로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주관적 행복지수는 스스로 느끼는 건강 정도, 학교생활 만족도, 삶의 만족도, 소속감, 주변 상황 적응도, 외로움 등 6가지를 평가했으며, OECD 평균을 100점으로 한 것이라 한다. 어린이의 주관적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스페인(113.6)이었고, 그리스(112.5)가 2위였으며, 우리나라는 포르투갈(97.8)과 체코(96), 폴란드(94.9), 헝가리(86.7)보다도 훨씬 낮은 꼴찌였다고 한다.
반면 빈곤, 미취업 가정, 교육여건 등을 측정한 '물질적 행복지수'에서는 한국 청소년이 110.7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니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 하겠다. 하지만 행복이란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신적 행복지수가 중요한 것이지 물질적 행복지수는 그렇게 중요한 것이라 볼 수 없을 것이다.
행복(幸福)이란 살아가면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며 흐뭇해하는 것을 말하며, 욕구와 욕망이 충족되어 만족하거나 즐거움을 느끼는 상태,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안심해 하거나 또는 희망을 그리는 상태에서의 좋은 감정을 가진 심리적인 상태를 의미한다고 하니 행복이란 물질적 행복지수보다 더 근원적인 것은 정신적인 행복지수일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사랑일 것이다. 사랑에는 가족 간의 사랑과 연인과의 사랑, 친구와의 사랑, 제자와 선생님과의 사랑 등 여러 가지 사랑이 있겠지만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가정의 사랑 그 중에서도 으뜸가는 것이 어머니의 사랑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어린이의 행복의 바탕이 되는 사랑 그것도 가족의 사랑과 어머니의 사랑이 핵가족화와 맞벌이 가정으로 변하면서 그 터전이 급속히 붕괴되었다.
요즘 젊은 부부들은 아이 낳기를 꺼려하고 아이를 낳는다 해도 그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서는 맞벌이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그러니 부모는 아이를 돌볼 시간이 없으므로 아이를 보육시설(保育施設)에 맡기지 않을 수 없고, 조금만 자라면 유치원이다 학원이다 하여 부모와 아이는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더욱 줄어질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부모의 사랑을 어린이들에게 되돌려 주어 어린이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을까. 여기에는 부모와 사회 그리고 국가가 삼위일체(三位一體)가 되어 노력할 때만이 가능할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에 대하여 사랑을 베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고, 사회나 직장은 그것이 가능할 수 있도록 아이를 가진 부모에 대한 각별한 배려를 다해야 할 것이며, 정부는 더욱 심도 있고 멀리 내다보는 보육 시스템을 확립하여 어린이들이 행복하게 자라면서 꿈과 희망을 키워나갈 때 나라의 꿈과 희망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