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거제시의 대표적 관광지이자 자랑으로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동존상잔의 역사와 평화를 염원하는 비전이 함께하고 있는 역사적 특이성과 유일성이 그 배경이다.
따라서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은 우리가 아픔을 느끼면서 새로움과 희망을 찾아가는 소중한 역사적 공간으로 계승 발전시켜 가야 하는 곳이다.
이런 곳에 '간도 토벌대'에 소속돼 항일독립운동을 탄압했고 그래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는 한 친일 인사의 동상이 최근 버젓이 세워졌다. 어떻게 항일 독립운동을 탄압했던 친일 인사를 그것도 역사와 비전의 현장인 포로수용소에 후세들이 우러러 볼 수 있도록 동상으로 세울 수 있단 말인가?
'독립운동을 탄압한 친일자도 후세의 귀감이 되는 구나' 하는 식의 역사와 보편적 민족정서에 심각한 훼질이 아닐 수 없다.
"전쟁당시 10만의 피란민을 무사히 구한 고 김백일 장군의 공을 기린다"는 동상 건립 주체들의 논리는 너무나 이기적이고 편협하고 반민족적, 몰역사적인 발상이다.
'친일 인사의 동상이 세워지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 생각없이 '친일 미화'에 편승한 거제시도 문제다. 동상 철거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친일 인사가 동상으로 버젓이 서 있는 거제 포로수용소라는 사실이 확산될 때 그 뒷감당을 할 자신이 있는가? 친일 인사가 우리의 소중한 공간에 동상으로 세워져 후세들의 역사인식과 가치를 유린하는 것을 우리는 지켜볼 수 없다.
저작권자 © 거제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