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부 지역 해안가의 소나무가 솔껍질깍지벌레 피해로 말라 죽어가고 있다. 그러나 방제업무에 나서야할 거제시와 한려해상국립공원측은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 피해면적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부면 학동 동백림에서 남부면 도장포를 지나 다대마을에 이르는 해안변 소나무들은 솔껍질깍지벌레의 침입으로 누렇게 고사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와 국립공원측은 방제에 대한 업무협조는 고사하고, 정확한 피해 현황조차 파악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순태 도장포 마을이장은 "마을 주변 소나무가 올 초부터 조금씩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면서 "시 녹지과에 연락을 했지만 특별히 방제작업 등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4월 초순께 소나무 해충피해를 알았지만 아직 정확한 현황 파악은 하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현장에서 분포도를 파악한 뒤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확한 대처방안은 국립공원측과 협의를 한 뒤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 관계자는 "산림 병해충의 경우 국립공원은 예찰까지만 하고 방제는 지자체 예산으로 시행한다"며 "인근 통영시는 일찌감치 방제를 마무리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학동마을 주민 한모씨(57)는 "서로 책임만 묻다가 소나무가 전부 말라 죽겠다"며 거제시와 국립공원의 안일한 태도를 함께 비난했다.
한편 솔껍질깍지벌레는 매미목 이세리아깍지벌레과에 속하는 고착성 흡즙성해충으로 주로 해송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긴 입으로 수액을 빨아 결국엔 나무를 고사시킨다. 수관 하부의 가지에 붙은 잎부터 서서히 갈색으로 변해 점차 수관 전체로 번져나가며 소나무 잎이 갈색으로 변하는 시기는 3~5월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