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인건·유통비 비싸 한계…질 좋은 서비스 제공에 주력"
거제시의 음식값이 너무 비싸다는게 보편적 지역 여론들이지만 시 행정이나 음식업계 모두 나몰라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물가 불친절 도시라는 오명에도 '거제방문의 해, 관광도시 거제' 구호만 외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이에비해 인근 통영시의 경우 시 행정과 음식업계가 함께해 스스로 음식값을 낮추는 성과를 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통영시는 대표 먹거리 충무김밥 가격을 4,500원에서 4,000원으로 인하했고 국밥 가격도 45개 전 업소가 가격을 인하했다. 이어 하모 횟값 역시 업주들이 함께 의논해 15-20% 하향 조정했다.
지난 7일 통영시에 따르면 여름철 보양식인 하모를 취급하는 지역내 전 업소에서 접시에 담은 양에 따라 6만원, 7만원, 8만원 하던 하모회 가격을 5만원, 6만원, 7만원으로 각각 1만원씩 인하했다.
통영시의 한 횟집 관계자는 "갯장어 가격이 지난해보다 40% 올랐고 야채류, 인건비도 상승했지만 관광도시 통영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가격 인하 및 안정화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통영시의 음식가격 하향은 관광도시 통영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통영시와 음식업계의 성공적인 공조 결과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는 김동진 통영시장이 직접 나서 간담회를 열고 각종 행사에서 음식 업계 종사자들을 끊임없이 설득했던 것으로 전해져 적극적인 시 행정의 성과라는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도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부풀려진 음식값 인하에 각 지자체들도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창원시의 경우 기름값 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주유소를 시 차원에서 틈틈히 홍보하는 전략을 실천하고 있고 진주시는 평균이하 요금을 받는 음식점에 쓰레기 봉투를 제공하고 있다.
김해시는 가격 안정업소 명단을 적은 책자를 시민들에게 배부하고 있고 통영시는 제값받기 업소 인증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사천시는 가격안정업소에 상수도요금 3만원을 할인해 주고 있으며 밀양시는 가격인하 이미용실에 쓰레기 봉투를 제공하고 있다.
각 지자체가 음식값 인하를 통한 서민 물가 안정화에 갖은 지혜를 짜내고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비해 거제시의 태도는 너무나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해 보인다. '음식 가격을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는 것. "시에서 나서 음식가격 낮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가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권고하겠다"는게 시의 기본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거제시의 경우 인건비가 비싸고 다른 도시에 비해 유통 과정이 한 두단계 더 있어서 음식가격 낮추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가격이 오르면 오른 가격만큼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거제시음식업지부측도 "당장 음식 가격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무료직업소개소 운영, 직거래 장터 등을 운영해 운영비 절감을 통한 가격 낮추기를 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시민은 "음식 가격 낮추기는 사실상 업주들의 결심이 아니고는 이뤄질 수 없다. 가격을 낮추지 않아도 장사가 잘되니까 배짱 장사를 한다"며 "거제시 음식업계는 통영시를 보고 느끼는 게 없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바가지, 고물가 이미지는 관광도시로의 지향과 상충된다. 서민들의 살림살이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이유다.
통영시가 '음식 가격 인하'를 통해 관광도시로서 이미지를 구축해가는 동안 거제시는 '고물가, 바가지 요금 도시'이란 오명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