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의 고현항재개발 사업이 결국 포기수순으로 접어드는 형국이다.
"이번 달 말까지 회사의 입장을 거제시에 전달하겠다"고만 밝히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그러나 이미 내부적으로는 '사업포기'를 결정한 게 아니냐는 정황들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6일 삼성중공업은 "거제시와 국토해양부, 건설사와 금융기관이 모두 수용 가능한 사업조건을 찾지 못하여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된다"는 노인식 사장 명의의 공문을 거제시에 보낸 바 있다.
삼성중공업이 이 때 이미 고현항 재개발 사업의 포기를 결정했을것이라는게 뒤늦었지만 설득력 있는 분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고현항 재개발 사업 포기 수순은 지난 14일 권민호 시장의 취임 1주년 브리핑에서 더욱 명백히 드러났다.
이날 권 시장은 고현항 재개발 사업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다른 사업자로 변경해도 크게 문제되지 않도록 절차적인 문제를 삼성중공업과 해결했다. 조만간 어느 기업에서 어떤방식으로 추진할 것인지를 밝힐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삼성중공업의 사업포기를 권 시장이 함께 의논해왔음을 스스로 고백한 것으로 더욱 큰 파장을 낳고 있다.
MOU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사업추진을 독려했어야 할 권 시장이 오히려 삼성중의 사업포기를 함께 의논해 왔다는 점은 시민들에게 '기만당했다'는 배신감을 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사업 포기시 권 시장과는 별개로 23만 거제시민에 대한 사과의 문제도 남는 만큼 삼성중공업의 최종 입장발표와 대 시민 대응이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008년 6월 김한겸 당시 거제시장과 김징완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는 5,000여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고현항을 매립, 인공섬 등 워터 프론터 시티를 조성한다는 MOU를 체결했다. 이후 고현항 매립 기본 계획을 승인받는 등 사업 추진을 진행하다 지난해 초부터 사업 추진이 중단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