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 9개 시민단체가 천명했던 '김백일 장군 동상 강제 철거' 운동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어떤 명분으로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지에 대한 의혹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 시민단체연대협의회(이하 시민연대협)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반면 7명의 시의원들은 김백일 동상의 철거를 위한 가속패탈을 밟고 있어 대조가 되고 있다.
시민연대협은 지난 15일 집회를 갖고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의 이사회가 열리는 21일까지는 기다려주겠지만 이후로도 철거에 진척이 없을 경우 직접 손으로 강제로라도 동상을 끌어내리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계란을 투척하는 과격한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등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그러나 지난 23일 시민연대협 진휘재 집행위원장은 "회의를 해본 결과 당장 무리하게 동상 철거를 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법 절차에 따라 지역 상황을 살펴보면서 일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광복절 기념식이 열리는 오는 8월 15일까지를 동상 자진 철거의 기한으로 잡고 시민서명운동 등을 꾸준히 진행할 것이다. 그날까지 자진동상철거를 하지 않으면 그때는 강제철거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과 며칠전까지 동상 강제 철거를 강경하게 천명하던 시민단체가 일주일 사이 비교적 온건한 방향으로 입장 전환을 한 배경에 대해 시민들의 궁금증이 커지는 대목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릴레이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7명의 시의원들은 동상 철거를 위한 집단 움직임의 고삐를 더욱 죄가고 있다.
옥영문의원은 "의회 폐회일인 28일 본회장에서 김백일 동상 철거를 위한 시의회 결의문을 채택키로했고 이후 포로수용소 내에서 김백일 장군의 친일행적을 낱낱이 공개하는 등 다양한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동상 철거를 위한 운동을 중단없이 해 가기로 결의했다"고 말했다.
시민 신모씨(47. 상동동)는 "기자들과 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계란투척 퍼포먼스까지 벌여가며 당장 동상 강제철거 할 것처럼 강력하게 주장하더니 어떤 이유에선지 이제 와서 '장기전을 위한 현명한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게 아닌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시민단체의 추진력과 신뢰성에 대해 판단하겠다"고 꼬집었다.
시민연대협은 거제경실련, 거제YMCA, 거제참교육학부모회, 거제농민회, 거제여성회 등 지역내 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시민단체 협의회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