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기 맡으며 동화 속으로 빠져볼까?
꽃향기 맡으며 동화 속으로 빠져볼까?
  • 김경옥 기자
  • 승인 2011.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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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최고야) 24 하청면 해안마을

해안마을은 매년 5월말 노란색의 유자꽃을 시작으로 해서 6월말 만개하는 치자꽃, 8월 중순까지 피는 금목서와 은목서의 꽃향기로 가득한 향기로운 마을이다.

 예로부터 물이 좋아 장수하는 마을로 입소문 '자자'

'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로 시작되는 동요 '과수원길'은 언제들어도 정겹고 소꿉동무와 뛰놀던 고향 마을을 생각나게 한다.

하청면 해안마을은 유자꽃, 치자꽃, 금목서와 은목서 꽃이 활짝 피는 동요 '과수원길'의 마을같은 곳이다. 매년 5월말 노란색의 유자꽃을 시작으로 6월 말 만개하는 치자꽃, 8월 중순까지 피는 금목서와 은목서의 꽃향기가 온 마을을 감돈다. 

치자꽃에서는 바닐라아이스크림같은 달콤한 향이 나고, 금목서와 은목서의 꽃향기는 천리향보다 멀리 퍼진다하여 '만리향'이라 한다.

앵산의 왼쪽날개가 먹개 바다로 뻗어 내려오다가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는 펑퍼짐한 평지에 위치한 해안마을은 묘목사업과 농업을 주로 한다.

마을에 유실수가 어찌나 많은지 과수목이 마을 주위를 뒤덮고 있다. 집집마다 감나무가 있어 거제지역에서 유일하게 단감작목반이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유자·치자·금목서·은목서…동요 속 '과수원길' 연상

시절이 변하면서 유자, 매실, 단감, 치자, 모과나무 등 과실수에서 홍가시나무, 금목서 등 조경수로 바뀌는 추세이다. 이종석 해안마을 이장은 "거제지역 유자묘목은 모두 해안마을출생"이라며 엄지손가락을 번쩍 들어 보였다.

계곡을 따라 오르면 저수지와 정자숲체험장이 있다. 정자숲체험장에는 마당바위가 있는데 여름이면 마을 사람들이 여기에 와서 여름 더위를 식히는 곳이다.

아무리 무더운 삼복더위에도 마당바위에 앉아있으면 엉덩이가 시릴 정도라 한다. 깊은 골을 타고 내려오는 청정바람이 부는 정자숲체험장은 최고의 피서지다. 야영객의 편의를 위해서 족구장과 배구장 등 체육시설을 갖춰놓았고 파고라도 설치해 바비큐를 해 먹을 수도 있다.

올해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마당바위축제'를 열었다. 출향한 동네사람들을 초청해 체육활동과 민속놀이 및 보물찾기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마을사람들은 추억이 깃든 마당바위에 모여 쌓였던 회포를 풀고 정을 나눴다.

정자숲·미꾸라지·바지락 체험장 등 '손님 맞이' 끝내

해안마을은 물 좋기로 소문난 동네다. 마을사람들은 '용바위'에서 나오는 물을 먹는다.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면 마치 용이 승천하는 듯해 붙여진 이름이란다. 마을사람들은 입을 모아 물이 좋아 마을사람들이 장수한다고 말했다.

현재 해안마을에는 150명의 주민이 사는데 노인회에 가입한 65세 이상 어르신 만해도 54명이라 한다. '물 좋고, 사람 좋고'라 했던가. 해안마을 주민들은 선조 때부터 이 마을에 뿌리내리고 살아온 토착민들로 순수하고 인심도 좋다.

그래서인지 해안마을은 2008년과 2009년에 '살기좋은마을가꾸기사업'과 '살고싶고가보고싶은농촌마을'에 선정됐다. 

요즘 해안마을 사람들은 마을을 가꾸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기 위해 물양장을 정리해 잔디를 깔았고 하천에는 참게와 물고기를 방류했다. 정비를 마친 정자숲체험장, 자연생태하천체험장과 바지락채취체험장 등이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자연을 즐기러오는 체험객을 기다리고 있다.

올 여름, 노랫말 속 동화 같은 해안마을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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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한 하얀 치자꽃이 활짝 피는 6월 말에는 마을 어귀에만 와도 달큰한 꽃향기가 코를 자극합니다"

이종석 해안마을 이장(45)은 향기로 마을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마을을 소개할 때 시설이나 풍경 등을 들어 설명하는 경우는 많지만 꽃향기가 가득한 마을은 흔치 않다. 그래서 해안마을은 '향기체험'을 주제로한 체험마을을 구상 중이다.

유자, 치자, 금목서와 은목서 꽃이 핀 시골마을길을 사랑하는 사람과 걷는다는 상상을 해보라. 인심 좋은 마을의 담장은 낮을 것이요, 훤히 들여다보이는 마당에는 평상에 앉아 수박을 먹으며 더위를 식히는 우리 이웃이 있을 것이다. 모기를 쫓기 위해 피워놓은 모깃불 옆에는 강아지 한 마리가 꾸벅꾸벅 초저녁 잠을 청할 것이다.

이종석 이장은 이러한 체험마을을 만들기 위해 선행되야 할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현재 운영 중인 정자숲체험장과 바지락체험장 등을 홍보할 방법을 찾아야하고 폭이 좁아 차 두대가 지나가기 힘든 마을안길 정비도 꼭 필요한 사업이라 강조했다.

하청을 대표하는 해안면의 치소가 있었던 해안마을도 노령화로 노동력 부족문제에 직면했다. 체험마을운영으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자연생태마을을 만들고자하는 이종석 이장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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