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의 발상지는 에티오피아다. 지금도 수출품의 60%가 커피다. 그리고 3천년이 넘는 '역사'는 검은 대륙의 자존심이다. 기원전 10세기부터 1974년까지 이어온 악숨왕조의 초대황제는 이스라엘의 솔로몬왕과 시바여왕의 아들로 알려져 있다.
6.25전쟁 때 에티오피아 황제는 근위대 1개 대대 병력을 유엔군의 일원으로 파병하여 도와준 우리의 '혈맹'이다. 거기에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 우승한 에티오피아의 전설적인 마라토너 '아베베 비킬라'다.
그는 에티오피아 황제 근위병으로 20대 중반에 육상을 시작했다. 올림픽에 참가하기로 했던 선수가 갑자기 다치는 바람에 대타로 출전하게 되는데, 후원업체가 제공한 신발이 맞지 않아 평소에 하던 대로 맨발로 달려 우승을 거머쥔다.
4년 후 도쿄올림픽에서는 운동화를 신고 달려 2연패를 한다. 그 당시 아베베는 경기 6주 전에 맹장염 수술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일본은 아베베가 우승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해 에티오피아 국가를 준비하지 않아 일본 국가를 트는 촌극도 있었다. '나는 다만 달릴 뿐이다'라는 그의 유명한 인터뷰는 아직도 회자되는 명문이다.
1969년 에티오피아 황제가 하사한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불구가 된다. 행복이 만들어 준 불행이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휠체어를 탄 채 양궁선수로 노르웨이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딴다. 그때 그의 인터뷰는 '내 다리는 더 이상 달릴 수 없지만 나에게는 두 팔이 있다'였다.
지난 8~10일 에티오피아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께서 방문 기간 동안 수도 아디스아바바 인근 달동네를 찾아가 공용 화장실을 만드는 등 봉사활동을 했다는 기사는 에티오피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