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가 핥킨 아픔 잊었다, 이젠 명품 관광 마을로…
수마가 핥킨 아픔 잊었다, 이젠 명품 관광 마을로…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1.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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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최고야) 25 일운면 와현마을

2003년 태풍 '매미'로 주택 대부분 파손
주민들 똘똘 뭉쳐 '아름다운 마을' 재건
고운 모래 해수욕장 손님 맞을 준비 '끝'

사시사철 수많은 손님들이 쉬어가는 일운면 와현마을 앞에는 한눈에 들어오는 와현해수욕장의 시원한 풍광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거제도의 수많은 관광명소 중에서 여름의 정취를 가장 시원하게 느낄 수 있는 비경지로는  단연 와현마을이 손꼽힌다.

거제도 최대의 항구로 언제나 북적이는 장승포에서 약 10km 떨어져 있으며 사시사철 찾는 이가 많아 언제나 활기차다.

와현마을로 가려면 거제대교를 지나 14번 국도를 타고 30분 정도 고즈넉한 시골길을 달려야 한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눈부신 바다 비경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어느새 눈 앞에 거제에서 가장 모래 좋기로 소문난 와현 해수욕장을 품에 안은 이 곳, 와현마을을 만날 수 있다.

마을과 인접한 와현 해수욕장은 모래가 부드러워 가족 피서지로는 따라갈 곳이 없다. 아기 솜털처럼 부드러운 폭 25m, 길이 300m의 모래사장이 눈앞으로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파도가 잔잔하고 수온이 따뜻하며 수심이 낮아 해수욕을 즐기기엔 으뜸인 곳이다.

수평선 왼쪽으로는 거제 최고의 관광 명소인 외도가 떠 있으며, 푸른 바다 건너 오른쪽 저 멀리엔 명승 제2호인 거제해금강(갈곶섬)이 바라다 보인다.

아름다운 비경만큼이나 와현마을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바로 지난 2003년 9월 발생한 태풍 '매미'다. 와현 마을은 당시 '매미'로 인해 바닷가와 인접한 마을 주택 대부분이 파손되는 크나큰 아픔을 입었다. 마을은 폐허가 되다시피 했지만 지역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바다와 인접해 피해를 입었던 주택을 모두 철거하고 바다에서 산 쪽으로 100m 이상 뒤로 옮기는 이주단지조성사업을 지난 2007년 6월 마무리해 마을 재건에 앞장섰다.

마을 중앙에 세워진 '매미공원'은 당시의 아픔을 관광명소로 승화한 상징물이다. 그러므로 지금 바다와 인접해 보이는 주택은 모두 당시 신축한 건물이다.

과거 와현마을 주민들은 어업, 농업을 생업으로 삼아 살아왔지만 현재 대부분의 주민들은 팬션과 민박, 식당 등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

총 96세대가 이웃을 이뤄 살아가고 있는데 이중 40세대 정도가 원주민이다.

일운면지 기록에 따르면 와현마을은 오래전부터 의성 김씨, 전주 이씨가 집성촌을 이루고 살았다. 거제 동남간 구루지 끝에 위치해 풍랑이 심할 때면 왜구들이 몸이 피하던 곳이라 하여 왜구 미방으로 불리다 1889년 와현의 3리 중 미조리가 지세포리에 편입됐다고 한다.

또한 와현마을은 불로초를 찾아 왔다는 '서불과차' 서불의 전설이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서불은 주로 해금강을 위주로 알려졌지만 '누우래'란 지명을 가진 와현마을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기록에 따르면 서불이 여로에 지친 몸을 쉬며 유숙했던 와현(臥峴), 와현(臥峴)의 지명은 여기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수많은 세월이 흘러 역사적 사실을 명확하게 구분하긴 어렵지만 절대권력을 누렸던 진시황의 전설이 와현마을에도 전해져 내려온다니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다.

그래서일까. 마을 앞에 자리잡은 '서불유숙지 표지석'은 비스듬히 누워 삼신산을 찾는 서불의 모습처럼 서불의 전설을 허리에 두르고 푸른 와현 앞바다를 내려다보는 듯하다.

'폐허'의 아픔을 뒤로 하고 명품 관광 마을로 거듭나고 있는 와현 마을. 올 여름엔 소중한 사람들의 손을 잡고 와현마을을 찾자.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부드러운 모래 해변을 걷노라면 어느새 우리는 지상과 천국의 경계 그 언저리쯤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이성규 와현마을 이장

"주민들 일치단결해 마을번영 이루고파"

집안이 잘 굴러가려면 움직이는 손이 바빠야 하듯 마을이 부흥하려면 행동하는 젊은 피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성규(51) 와현마을 이장은 바로 와현마을의 '움직이는 끓는 피'다.

"전국의 해수욕장이란 해수욕장은 안 가본 데가 없습니다. 와현마을이 발전하려면 와현해수욕장이 발전해야 하는데, 그 아름다움에 비해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행동파'답게 이성규 이장은 전국의 해수욕장을 돌면서 각 마을의 기반시설, 해수욕장의 운영 상황 등을 꼼꼼히 체크했다고 한다. 말로만 떠드는 마을 발전이 아닌 직접 체험하고 느낀 점들을 마을 현안 사업으로 추진하니 그 추진력에 있어서도 남다른 열정이 느껴진다.

"와현 마을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부족한 주차시설입니다. 2011년이 거제 방문의 해라고 하는데 대책없이 오라고만 해서는 안될 일이지요. 오신 분들이 와서 즐길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이 시급합니다"라고 이성규 이장은 강조하기도 했다.

이 이장의 말에 따르면 와현 마을은 외도 해상공원, 와현해수욕장, 공곶이 등 유명 관광지를 인근에 두고 있어 사시사철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거가대교 개통 이후 더욱더 찾는 이들이 많아지기도 했다. 이성규 이장은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만큼 여건 개선이 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그 여건개선을 위해 이성규 이장은 마을 젊은이들을 똘똘 뭉치게 했다. '마을개발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한달에 한번 이상 회의를 열어 각종 마을 현안에 대해 의논하고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성규 이장은 지론은 간단하면서도 역동적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마을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하다고도 소리 높였다. 와현마을을 지키는 든든한 '끓는 피' 이성규 이장이 있어 와현마을의 미래는 밝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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