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관광개발공사와 '시장직 걸기'
해양관광개발공사와 '시장직 걸기'
  • 변광용 기자
  • 승인 2011.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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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호 시장이 해양관광개발공사 설립 강행을 재천명했다. 의회와 언론들의 신중론이 줄기차게 있어 왔지만 권시장은 흔들림이 없다. 그래서 강행이다.

지난달 28일 주민공청회자리에서는 시장직을 걸겠다고도 했다. 권시장이 임기내 공사의 흑자전환을 못시키면 시장직을 그만두겠다는 의미의 발언을 한 것이다.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두가지다.

공사의 설립을 통해 거제가 새롭게 나아갈 수 있는데 왜 잘 모르면서 반대하느냐?가 한가지고 또 한가지는 "공약사업이고 내가 하겠다는데 지켜보면 되지..."하는 오기다.

'시장직 걸기'는 이 같은 오기의 발현일 가능성이 높아 심히 우려스러운 것이다.

아무리 공약사업이라도 시민 설득이 중요하다. 시민 동의를 얻어내지 못하면 당연히 신중해져야 하고 또 겸손해져야 한다.

권시장은 시민설득을 위한 객관적 근거를 위해 용역을 했다. 그런데 그 용역이라는게 참으로 우습다.

중간보고 때는 수년간 수십억원의 재정손실이 우려되는 등으로 '타당성 없다'는 결론을 내놨다. 그러나 최종보고에서는 이 대목이 '타당성이 있다'는 쪽으로 결론이 바뀌었고 물론 그 근거도 결론에 맞게 제시됐다.

의회에서, 언론에서 부실용역, '발주자의 의도에 맞춘 용역'이라는 지적이 나올수 밖에.

이는 용역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며 해양관광개발공사 설립 강행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를 더욱 키우는 쪽으로 작용했다.

각 지자체가 설립한 공사들이 예산만 축내고 기대치에 못미치며 애물단지로 전락해가는 사례들을 우리는 자주 목도한다.

이는 공사설립을 위해 수익 사업의 재정 전망 등에 대해 더욱 신중하고 엄격해야 함을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는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등의 입장료를 인상해 수익성을 맞추겠다는것 말고는 전부 예정사업들로 수익을 낸다는 복안이다. 너무나 불투명하고 따라서 재정 전망 역시 참을수 없을 정도로 느슨하다.

의회가 언론이, 시민들이 신중론을 제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의 현실에서 공사 설립이 그렇게도 중요한 당면과제인가? 23만 시민의 대표 자리를 걸어도 될 만한 절체절명의 사안이라도 되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혹 공사의 흑자전환을 위해 공사가 예정하고 있는 사곡만 매립, 고현항 개발 등 대형 개발사업들을 속도전으로 밀어 붙이는 명분용으로 삼지 않을까도 심히 염려되는 상황이다.

권시장의 의지대로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급속도로 일이 진행될 모양이다. 그리고 내년 1월이면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업무를 시작할 것이다.  

남이 보지 못하는 넓고, 깊고, 먼 시야를 가지고 선도하는 열정적 리더십을 권시장이 발휘하는 것인지 아니면 오기의 충만인지 시민들이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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