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망대해에 한 점으로 떠있는 것 자체만으로 특별하고 짜릿한 경험을 준다. 더욱이 근래에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여행자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미남크루즈(대표 정연송)는 거제도 고현항에서 출발하는 연안크루즈로 지난 2009년 1월 취항했다. 성포, 가조연륙교 및 신거제대교를 둘러보는 '상시코스'와 칠천도, 저도 및 거가대교를 감상하는 '디너크루즈 코스' 등으로 운항되고 있다.
지난해 거가대교 개통후 최초 침매터널이 있는 거가대교 야경을 해상에서 감상하고자 하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몰려 연일 만원을 이루기도 했다.
기자는 지난 16일 미남크루즈의 '디너크루즈 코스'에 승선했다. 3시간 30분동안의 크루즈 체험은 색다른 즐거움과 낭만을 주기에 충분했다.
낮고도 우렁찬 경적이 울리자 1,350톤의 무게와, 66m 길이의 미남크루즈선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만원을 이룬 승선객들의 얼굴은 기대와 흥분이 교차하고 있는 듯 들뜬 모습이었다.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크루즈가 삼성중공업 현장을 지나간다. 불 밝힌 삼성중공업의 야경이 그림 같았다.
그림같은 야경을 감상하며 선상뷔페를 즐기는 맛이라니….

필리핀 가수의 라이브공연과 우크라이나 댄스단의 차차차 공연, 중국기예단의 변금술, 항아리, 훌라후프 묘기 공연 등으로 레스토랑의 분위기는 인기 공연장으로 바뀌어 갔다.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은 피터팬이라도 되는 양 크루즈선 곳곳을 탐험하고 다닌다. 3층에 오르자 세미나실에서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고 그 옆으로는 휴게실 겸 스넥바가 있었다. 스넥바에서 새우깡을 한 봉지 샀다.
갑판에 나가 갈매기들과 한바탕 유희한다. 갈매기들이 떼지어 몰려들었다. 배가 만든 물결과 수십마리의 갈매기가 곡예 비행하는 듯한 장면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순간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한 거가대교의 웅장한 교각이 눈에 들어온다.
9시가 조금 넘자 'Summer Festival'의 하이라이트인 불꽃놀이가 시작됐다. 거가대교 야경과 불꽃의 멋진 하모니가 연출됐다. 선상에서 펼쳐지는 환상의 쇼에 승객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30년 된 벗과 부부동반으로 거제여행을 왔다는 김영자(55·광주) 씨는 "황홀하다. 거제가 조선산업도시로 젊고 활발한 도시인 줄만 알았는데, 크루즈에서 불꽃놀이를 보니 낭만의 도시이기도 한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만삭의 몸으로 미남크루즈에 오른 박지영(30·광주) 씨는 "태교여행으로 거제를 선택했는데 미남크루즈에 탑승하길 정말 잘했다"면서 "공연도 불꽃놀이도 최고"라며 엄지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3시간 30분에 이르는 미남크루즈의 로맨틱한 '디너크루즈코스' 항해가 끝나간다. 고현항과 고현시내 야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해상에서 바라본 고현 시가지는 밝고 화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