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지킴이 자부심으로 15년을 한결같이"
"내 고장 지킴이 자부심으로 15년을 한결같이"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1.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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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차정수 거제시의용소방대연합회장

1975년 결성, 35년 역사 자랑하는 민간봉사단체…사건ㆍ사고 출동 등 항시 출동 대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사회를 지키는 작은 빛들이 있다. 알아주는 이 많지 않지만 그들에게는 큰 상관이 없다.  낮은 곳에서 묵묵히 일하며 지역민들을 걱정하는 진정한 숨은 일꾼들에게는 봉사가 바로 보람이자 목표이기 때문이다. 거제시의용소방대 역시 그런 일꾼들이 모여 만든 우리 지역의 자랑거리다. 거제에 의용소방대가 생긴 것은 지난 1975년. 벌써 3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오래된 민간봉사단체다. 민간봉사단체라 하지만 규모가 만만챦다. 860여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거제시의용소방대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 860명의 일꾼들의 든든한 수장, 차정수(55)거제시의용소방대연합회 회장을 지난달 27일 만났다.

 

커다란 키에 상대방을 압도하는 서글서글한 눈매가 깊은 인상을 준다. 거제 토박이인 차정수 회장은 15년 이상 의용소방대 활동으로 잔뼈가 굵은 배테랑 중에 배테랑이다. 차 회장이 처음 의용소방대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제가 처음 의용소방대 활동을 시작한 15년 전만 해도 타 지역에 비해 우리 지역의 의용소방대활동은 낙후된 편에 속했습니다. 소방대야 말로 가장 낮은 곳에서 지역민들을 위해 험한 일, 궂은 일 가리지 않고 봉사하는 곳 아닙니까? 시민들이 함께 힘을 보태줄 수 있는 의용 소방대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소방대의 위상도 높이고 사회 곳곳에 있는 숨은 일꾼들이 일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고 싶었지요."

의용소방대라 하면 어떤 이들은 대체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가 의아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쉽게 말하자면 의용소방대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는 '시민 소방대원'이다.

국가소속기관의 소방공무원이 아니라 보수나 받거나 복지 혜택의 대상을 아니지만 그저 지역 사랑의 마음 하나로 동네 궂은일의 해결을 자처하는 못말리는 봉사맨들이다.

차정수 회장에게 의용소방대원이 되기 위한 조건을 묻자 그는 '특별한 자격 조건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다만 별도의 보수 없이 자신의 시간을 할애해 가며 봉사해야 하는 일이라 자영업 등 시간 내기가 용이한 직업군을 가지면 더 좋다고는 덧붙였다.

그 외에는 특별한 자격 조건 없이 거제에 거주하는 성인 중 각 읍면동 의용소방대 지구 대장의 추천을 받으면 누구나 의용소방대원이 될 수 있단다.

의용소방대는 4계절을 가리지 않고 활동한다. 계절과 상관없이 언제든 발생하는 화재 현장에서의 소각작업, 사건 사고 출동 등 소방대가 출동하는 곳에는 의용소방대원들도 언제나 함께한다.

4계절 언제나  '즉시출동대기중'인 그들이지만 그중에서도 의용소방대의 일손이 가장 바빠지는 계절은 바로 지금, 여름 피서철이다. 올해도 지난 7월1일부터 와현, 구조라, 학동 등 지역 해수욕장에서 수변안전요원으로 봉사를 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수변안전봉사는 오는 8월 20일까지 계속 이어진다.

'누군가 알아주거나 보수를 보장하는 일도 아닌데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차 회장은 환하게 웃으며 '자긍심으로 일을 한다'고 대답했다.

"마을 주민들이 무슨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저에게 전화를 합니다. 농사짓는 어르신들이 논을 태우다 불을 냈을 때도, 가스 불을 켜 놓고 깜박했을 때도 저를 먼저 찾지요. 보람과 자긍심을 느낍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은 일 아닙니까?"

의용소방대 봉사로 15년 잔뼈가 굵은 차정수 회장은 연임 임기까지 합쳐 8년의 임기 중 4년을 채웠다. 이제 내년에는 회장직에서 은퇴하게 된다. 비록 회장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정년이 되는 65세까지 의용소방대 일을 손에서 놓지 않을 거라고 당연한 듯 차 회장은 말했다.

"많은 사고들이 인재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예방될 수 있던 사고들을 보면 무척 안타깝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보는 소방대원들은 목숨을 걸고 일을 합니다. 그들을 생각해서라도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사고는 예방되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숨은 곳에서 거제시민들을 보살피는 든든한 지킴이, 차정수 거제시의용소방대연합회장에게는 영원히 정년퇴임이란 없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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