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고향이라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고향이라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 거제신문
  • 승인 201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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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포 산사태 피해 유가족 김창열씨, 성금 500만원 기탁

지난 3일 장승포동주민센터(동장 김용운)에 지역 주민을 위해 성금을 기탁하고 싶다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의 주인공은 강원도 원주시에 살고 있는 김창열씨(56). 김 씨는 48년 전인 1963년 6월,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산사태에 부모ㆍ형제들을 떠나보내야 했다.

어린 나이에 가족들을 잃고 힘들게 생활해야 했던 그에게 ‘거제’와 ‘장승포’는 가슴 아픈 지명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악몽 같은 기억은 더 짙어졌고 고향을 떠났던 그는 48년 동안 장승포를 찾지 않았다. 그러던 그에게 올해 봄, 뜻밖의 소식이 전해져 왔다.

장승포동장에게서 산사태 피해 유가족을 찾는다는 연락이 온 것이었다. 두근대는 가슴을 안고 지난 6월 25일 열린 추모비 제막식에 참석한 김씨는 “이제야 묻어만 놓았던 상처가 치유되는 느낌이다”며 “끔찍한 기억 속의 장승포였는데 이제는 이곳을 고향이라 그릴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소아과 의사인 김 씨는 “나와 같이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며 성금 500만원을 장승포동사무소에 기탁했다.

김 씨의 성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장승포지역의 어려운 이웃 4세대, 초등학생 2명, 중학생 4명에게 각 50만원씩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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