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속옷 수난시대
여성 속옷 수난시대
  • 거제신문
  • 승인 2011.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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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광 칼럼위원

심리학에서 생명이 없는 물건 또는 성적 부위가 아닌 인체 부위에 접촉함으로써 성적 감정을 느끼는 현상을 '페티시즘(fetishism)'이라 한다.

이는 본래 미개인들이 영적인 힘을 가진 돌이나 조개껍데기 같은 물건을 부적으로 몸에 지니고 다니던 일종의 신앙행위에서 유래한다.

페티시는 거의 남성에게서만 나타나는데, 물건으로는 팬티, 브래지어, 스타킹, 하이힐 등이며, 인체와 관련된 것으로는 특정 머리색, 매니큐어 바른 긴 손톱, 샌들 사이로 보이는 발가락 등이다.

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빨간색 여자 팬티를 입은 용의자의 모습이나, 존 더글라스의 저서 '동기의 해부'에서 정상적인 미국 남성의 대부분이 레이스가 달린 검은 팬티를 보면 흥분한다는 것도 페티시즘이다.

과거에는 페티시즘을 변태성욕으로 치부했으나 근래에는 인간의 성욕 중의 하나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인터넷상으로 은밀하게 여자의 입었던 속옷을 사고 파는 일도 허다한 모양이다.

2008년 일본에서는 마흔일곱 살의 환경미화원이 브래지어와 팬티 5,000개를 훔쳐 보관하고 있다가 들통난 사건이 있었고, 2009년 부산 사상에서 주택가를 돌며 빨랫줄에 걸린 여성 속옷 80점을 훔친 범인이 잡혔다.

작년 7월 서울에서는 28세의 젊은이가 여자 속옷 200여벌, 구두 50켤레, 손가방과 지갑 수십 개 등 여성물품만 전문으로 훔치다 들킨 사건도 있었다.

그런데 이 남자는 치마와 하이힐을 신고 여자로 변장하여 주택을 돌며 훔쳤다고 한다.

금년에는 지난 6월 안동에서 여성 속옷을 훔치던 45세의 황모씨가 잡혔는데 검거당시 황씨의 가슴이 유난히 튀어나온 것을 이상히 여긴 경찰이 몸수색을 한 결과 브래지어에 여자팬티 다섯 개, 팬티스타킹 세 켤레, 그 위에 치마를 입고 있었다고 한다.

이런 예들은 빙산의 일각이고, 문을 열어 놓기 쉬운 여름철에 특히 조심해야한다. 어쩌면 '속옷주의보'라도 내려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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