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 필요성 3 FPSO 장비 1

심해저 유정에서 올라오는 파이프라인과 연결하여 원유를 뽑아내고 그 원유를 정제해서 저장하고 최종적으로 셔틀탱커(shuttle tanker)에 하역까지 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부유식 구조물인 것이다. 거대한 석유 정제공장과 정유소가 선박 형태의 구조물위에 탑재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FPSO는 해양 설비 중 가장 복잡하고 방대한 설비로 해양설비 산업의 총아라고 불린다. 부유설비 위에 많게는 10종류가 넘는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모듈을 결합시켜서 최대 하루 2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정제할 수 있으며, 200만 배럴 이상을 저장할 수 있다. 건조 금액도 올해 초 대우조선이 건조하여 인도한 토탈사(Total社)의 파즈플로어(Pazflor)의 경우 2조6,000억원에 달한다.
그에 따른 복잡한 장치들이 사용되고 안정성과 효율이 이미 입증되어 있는 외국계 회사들 제품이 대부분 사용되고 있어서 기자재의 국산화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실 FPSO에 사용되는 모든 장비와 설비를 다 검토하는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몇 가지 주요장비만 축약해서 고려해 보고자 한다.
FPSO의 장비는 크게 프로세스 시스템(Process System)과 유틸리티 시스템(Utility System), 마린 시스템(Marine System), 세이프티 시스템(Safety System)으로 나눌 수 있다. 또 상부 생산 설비인 탑 사이드(Top Side)와 일반적으로 선체에 해당하는 헐 사이드(Hull Side)로 구분해서 분류하기도 한다.
쉽게 말하자면 원유를 뽑아내고 유정에 해수를 주입하고, 원유에서 해수를 분리하고, 또다시 원유를 정제하는 공장의 역할에 해당하는 프로세스 시스템과 보조 장비들 이를테면, 전력을 공급해주고, 냉각수를 순환시켜주고, 배수와 흘수(배가 물 위에 떠 있을 때 물에 잠겨 있는 부분의 깊이)를 유지하고, 오수를 정화하는 역할을 하는 유틸리티 시스템, 선박의 운항에 필요한 각종 장비들과 계류용 장비들이 포함된 마린 시스템, 그리고 각종 안전 설비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세스 시스템에는 각종 펌프류와 압축기, 해수 분리기, 압력용기, 정제탑 등이 사용되며 안전성 기준이 매우 까다로워 조립은 국내에서 하나 제작 자체는 일본, 영국, 스웨덴, 독일 등에서 하고 있으며, 이 장비들의 주요소재인 구리 합금류와 스테인리스 스틸의 외산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압력 설비에 사용되는 가스킷(Gasket)류의 경우도 영국, 미국, 이탈리아 등의 회사들에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밸브(Valve)류의 경우 국내 업체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중요도가 높거나 대형화된 고가 아이템의 경우 알파라발(Alfalaval) 같은 독일계회사나 영국계 회사의 비중이 높다. 이러한 장비들은 기초 소재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나서서 이러한 소재 산업을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베셀(Vessel)류라고 불리는 압력 용기의 경우에도 인근 공단에 압력용기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업체를 유치하고 육성해야 한다. 그리하여 국제 해사기구(IMO) 규정의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해양 플랜트용 압력 용기 제작 기지를 조선소 인근에 설치하고 유사한 아이템을 취급하는 업체를 지원하여 국제 해사기구(IMO)형식승인을 획득하게 하는 것이다.
예컨대 ASME 같은 국제 인증은 하나의 인증을 취득하는 데에도 약 1억원 가까이가 소요된다. 지방의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이러한 요건을 만들어가기에는 요원한 일이기에 산업 자원부 산하의 여러 기관들을 통하여 그리고 지방자치 단체를 통하여 기술적,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지원 아래에 요즘 같은 해양 플랜트 호경기를 만나 동반성장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