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진단하는 '햇빛, 즐길 것인가 피할 것인가?'
전문가가 진단하는 '햇빛, 즐길 것인가 피할 것인가?'
  • 거제신문
  • 승인 201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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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윤 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지나치지만 않다면, 햇빛 충분히 쬐는게 '유익'

비타민D, 자외선 받아 체내서 합성
골밀도 증대·근육세포 성장에 '중요'

햇빛 특히 자외선은 피부의 멜라닌 색소를 증가시켜 기미, 주근깨 등을 만들고 피부조직을 파괴해 피부 노화를 촉진한다. 강한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가 가렵고 따끔거리는 일광 과민성 피부염(햇빛 알레르기)이 생기기도 한다.

자외선 중 UV-B는 피부세포 속 DNA를 파괴하는 활성산소를 만드는데 소량인 경우 피부가 회복되지만 그 양이 많으면 피부암을 일으키고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백내장 같은 안질환 발생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타민D는 피부가 태양의 자외선을 받아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합성되기 때문에 다른 비타민과는 달리 "햇빛 비타민"이라고 불린다. 연어, 정어리, 고등어, 청어와 같은 기름진 생선은 비타민 D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우유나 주스에 비타민 D를 강화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식품으로 섭취하는 비타민 D는 비타민D의 전구체(어떤 물질에 선행하는 물질)로, 비타민 D 합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햇빛이 필요하다.

햇빛이 부족하면 골밀도가 낮아지고 골다공증이 생겨 작은 충격에도 골절 위험이 증가한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성장하는 뼈나 골성 조직에 칼슘 침착이 안 되므로 뼈가 변형되어  머리, 가슴, 팔다리 뼈의 변형과 성장장애를 일으키는 구루병이 된다.

햇볕을 잘 쬐지 않는 임신부들이 비타민 D가 부족한 상태에서 아이를 출산하면서 비타민 D 결핍상태가 그대로 대물림되는 데다 아이들도 TV와 컴퓨터 게임에 빠져 야외활동이 줄었기 때문이다. 성인의 경우는 뼈의 성장이 완료되어 있으므로 골연화증이 생기게 된다.

비타민 D는 근육에서 단백질을 합성하고 근육세포를 성장시켜 근육기능을 최대화하는데, 이러한 작용은 근력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균형감각을 좋게 하고 낙상의 위험을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한 비타민 D 결핍증이 있는 경우 근력약화, 근육위축, 근육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비타민 D 농도가 당대사와 당뇨병의 발생에 영향을 준다. 비타민 D 농도가 떨어지면 췌장의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겨 당뇨병 위험이 높아진다.

영국 맨체스터 성모마리아 모자병원의 크리스토스 지피티스 박사는 비타민 D 보충제를 주기적으로 복용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30% 낮았다고 발표했다.

보스턴 대학 마이클 홀릭 박사는 '자외선의 장점'이라는 저서에서 햇빛을 충분히 쬐라고 권고한다. 다만 지나친 자외선 노출은 치명적인 피부암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장시간 일광욕을 하거나 태닝 살롱에서 집중적으로 살을 태우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말한다.

문제는 자외선 노출을 피하라는 미국피부학회의 권고에 지난 20년 간 아무런 이론이 제기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일반대중이 이 권고에 세뇌가 되어버린 것이라고 홀릭 박사는 지적했다.

태양 빛에 대처하는 현명한 자세는 첫째, 얼굴에는 자외선 차단체를 충분히 바른다. 자외선 차단제는 시간 경과에 따라 증발하거나 물·땀으로 씻겨지므로 3~4시간마다 덧발라야 한다.

둘째, 하루 중 UV-B 는 오후 1시에 가장 높다. 오전 11시∼오후 3시에는 자외선 양이 많은 시간이므로 이때는 야외 활동을 피한다. 얼굴을 제외한 신체 부위는 햇볕에 노출한 채 하루 30분가량 햇빛을 쬐어 비타민 D 합성 기회를 만들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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