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인생 40년, 거제가 그의 손길로 아름다워져
조경인생 40년, 거제가 그의 손길로 아름다워져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1.08.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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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전문가 윤종환씨 인터뷰

(사진설명) 일운면 출신의 거제 토박이 윤종환씨(65)는 거제 최고의 조경전문가다. 40년 조경 인생 속에서 그는 오직 고향 사랑의 마음으로 거제를 위해 발로 뛰며 봉사해왔다.

   
- 조경 전문가로 특히 귀한 산벚나무 5,000그루를 기증한 것으로 알고있다. 배경이 있는가.

△40년 동안 조경업에 종사해왔다. 물론 직업이기도 했지만 나의 관심은 언제나 '거제발전'에 있었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거제 만들기'에 내가 가진 능력이 기여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거제시민들은 물론 거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도로 경관을 쉽고 가깝게 접할 수 있도록 일조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런 바람의 일환으로 지난 1996년부터 망치고개, 고현매립지 해안도로변, 대금산, 옥포 대첩지, 거제대학, 애광원 등 거제 전역의 도로 및 공원에 산벚나무 5,000그루를 기증, 식재했다. 봄을 맞아 허드러진 벚꽃을 보며 옛날을 떠올리기도 한다. 부끄럽지만 당시 남부면 저구리에 '윤종환 벚꽃길'이라는 표지 간판도 세워졌었다.
 

- 거제 최초로 관상수(향나무, 동백나무 등) 묘목을 생산, 재배해 거제에 보급한 장본인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1960년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거제에서 최초로 가이즈까 향무 삽목을 시작해 거제 전역으로 묘목을 보급했다. 그 당시부터 전국에서 향나무, 동백나무 묘목과 식재, 풍산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분재 전문가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 같다.
 

-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나 경험이 있는가?

△대우조선 전체부지에 대한 조경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대우조선은 백만평이 넘는다. 1970년부터 10여년간 대우조선 전체부지의 조경을 맡아 내 손으로 가꿨다. 바다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자연스러움이 빛나는 조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메타세콰이어 수종을 선택 병풍처럼 두른것도 산업단지와 도로, 주택가를 함께 고려한 결과였다.
 거제의 명물인 맹종죽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맹종죽 숲을 대우조선 내에 조성한것도 잘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 조경 인생 40년이다. 잘 알려지지않은 일화들이 있을 것 같은데.
△지난 1990년 '천연기념물 4호 백송'을 내 손으로 회생시켰다. 폭우로 쓰러진 백송을 두고 한국에 내노라하는 전문가들이 회생불가 판정을 내렸다. 소식을 전해 듣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무작정 서울로 향했고 백송을 보는 순간 '살릴 수 있다'는 직감이 들었다. 두달여 동안 백송의 상처를 치료하고 뿌리를 보호하며 갖은 노력을 다했다. 결국 백송을 회생시켰고 이 공로가 인정돼 당시 고건 서울시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열정이 만들어낸 결과라 본다

 

- 중국 용정시에 거제를 알린 이로  특히 많이 알려져 있다.
△조선의 후손들이 거주하고 있는 중국 길림성 용정시는 독립운동가들의 유서가 깊은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역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는 아픔의 땅으로 변모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내가 나서서 할 일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거제시장을 찾아가 두 도시간 자매결연을 제안했고 성사됐다.
 그 후 용두레 우물을 복원하고 려산하원, 대우호텔, 연변대학 등에 조경작업을 맡아 봉사했다. 자연스레 조경 전문가, 거제사람 윤종환으로 인정받게 됐다.
 또 1994년부터 2004년까지 자비를 들여 용정시에 거제시 홍보관을 건립했고 저항시인 윤동주 선생의 생가 표지석, 일송정 흔적 복원 및 표지석, 선구자노래비 등을 만들었다. 용정시 제1호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조경 기술이란 조그만 능력과 더한 사명감, 봉사정신으로 한국을 알리고 거제를 알렸다고 자부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뿌듯함으로 남아있다.

- 자신의 기술을 생업수단을 넘은 지역사회 기여차원으로 승화시켜온 삶인 것 같다. 나름의 철학이 있는가?

△거제사람으로서 평생 거제를 보다 아름답게 조경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온 결과라 본다. 열정이 생기고 방법이 나오더라. 조경 전문가로서의 나의 기술을 지역사회 기여수단으로 쓰고 싶었고 나아가 거제 발전에 쓰고 싶었다. 그렇게 일관되게 살아왔다. 나의 소신이라면 소신이고 철학이라면 철학이다. 쟁이 특유의 고집과 지역사회에 대한 소명의식도 한 몫 한것 같다. 야생화 수목원을 마지막으로 조성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돈이 되겠는가? 나의 조그만 능력으로 거제에 소중한 자산을 남기고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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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화랑 2011-08-27 20:37:15
거제에 하늘이 내린 특별한 재주를 가지신 분이 계시다니 자랑스럽습니다. 고향 거제를 위해 많은 훌륭하신 일을 하신 것에 감사 드립니다. 기사를 읽으면서 문득 생각난 것은 2013년 전남 순천서 세계정원박람회가 열리는데 우리 거제에 윤종환님과 같은 국내 최고의 조경 전문가가 계신만큼 거제에도 세계조경박람회(그런 박람회가 있는지 모르겠지만)를 유치하여 아름다운 거제를 세계에 알렸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