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의 재발견
거제도의 재발견
  • 거제신문
  • 승인 201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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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광 칼럼위원
유난히 비가 많았던 올 여름 서울에서 오래전 제자가 거제도에 놀러왔다.

나는 오랜만에 팔을 걷어붙이고 제자와 함께 거제도 투어에 나섰다. 학동에서 해금강으로 그리고 여차에서 바람의 언덕으로 그리고 구조라에서 와현을 지나 덕포해수욕장 등등 이틀에 걸쳐 거제도 여기저기를 구경하며 다녔다.

제자는 처음으로 거제도를 방문하는지라 감탄에 감탄을 연발했다. 사실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거제도에 살면서도 거제도의 해변이나 관광지를 찾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미 예전에 다 가본 곳이고 다 아는 곳인데 뭐 특별히 볼 것이 있겠냐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제자와 함께 거제도를 둘러보면서 발견한 거제도는 달라져 있었다. 경관은 예전의 그 경관이었지만 주변 시설과 환경이 많이 달라지고 새로워져 있었다.

물론 학동 해변 근처의 교통 체증은 외길이라 아직 어쩔 수 없었지만, 차를 세우고 둘러본 학동 해변은 참 정갈했다. 해수욕장 위쪽으로 길게 소나무 숲까지 산책로가 만들어져 해수욕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바다를 끼고 사색하기에 참 좋았고, 함목해수욕장 가는 가파르고 자갈과 모래투성이였던 길은 계단으로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어서 어린이들이나 노약자들도 쉽게 내려갈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그 뿐인가 와현과 덕포해수욕장도 새 단장을 하고 있었다.

거제도 투어를 마치고 나는 학교로 돌아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최근 몇 년 안에 거제도 해변이나 관광지를 다녀본 적이 있는 학생들을 조사했는데 그 결과는 놀라웠다. 40%가 넘는 학생들이 동해안이나 서해안, 혹은 다른 지역을 구경하고 둘러본 반면, 약 10%의 학생들만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거제도를 둘러보았다고 대답했다.

그나마 거제도를 둘러보았다고 대답한 학생들도 최근에 다녀온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 때, 혹은 중학교 때 가 봤다고 대답했고 해금강이나 외도를 아직 한 번도 가보지 않은 학생들도 다수 있었다.

멀리 있는 관광지는 비싼 돈 들여 찾아 가면서 정작 우리가 살고 있는 거제도는 어떻게 변했고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는 모른다는 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거제도를 찾아와서 그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을 하고 경이에 찬 시선을 던지는 반면에 그 환상적인 곳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그 황홀한 정경을 잊고 살고 있다.

거제도에 살고 있는 우리가 우리 섬의 아름다움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 않고 우리관광지와 해변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타지 사람들에게 우리의 거제를 자랑할 수 있다는 말인가.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갖가지 노력과 슬로건들은 다 무용지물일 뿐이다.

혹시 이번 추석 연휴에 다른 관광지 혹은 다른 나라로 여행 갈 계획을 세운 사람이 있다면 잘 기억해보시라. 당신이 자녀를 데리고 여차나 해금강을 다녀간 적이 언제였는지. 그리고 구조라나 와현의 바닷가에서 맨발로 은빛 모래를 밟으며 파도에 발을 담근 적이 언제였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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