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사람이 지고 가는 십자가가 너무 크고 무거워서 그런지 모두들 땀을 뻘뻘 흘리며 가고 있었습니다. 이 사람도 역시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열심히 목적지를 향하여 가고 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무거워져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예수님께 부탁을 했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가 저에게는 너무 벅차고 무거우니 조금만 잘라 주십시오." 예수님은 "그래，이만하면 되겠느냐?" 하시면서 기꺼이 그 사람의 십자가를 잘라 주셨습니다. 그 사람은 자신의 머리를 조아리며 예수님께 감사를 표하고 훨씬 가벼워진 십자가를 지고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그는 다시 예수님을 찾아가서 십자가를 조금만 더 잘라 달라고 부탁을 했고 그의 십자가는 땅을 끌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가뿐하고 작아졌습니다. 그리하여 그의 발걸음도 아주 가벼워졌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가면서 다시금 무거워지는 십자가의 무게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예수님께 가서 마지막 부탁이니 아주 짧게 십자가를 잘라달라고 하소연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하소연을 외면할 수 없어 그가 원하는 대로 아주 작게 십자가를 잘라주셨는데 이제는 하도 작아서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으로 뱅글뱅글 돌릴 수 있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는 콧노래를 부르고 휘파람을 불면서 십자가를 가지고 목적지를 향하여 나아갔습니다. 한참을 걸어가니 깊은 계곡이 나타났는데 그 계곡에는 다리가 놓여 있지 않았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온 사람들은 자신이 친히 지고 온 그 십자가를 계곡 사이에 걸쳐 놓고 십자가를 다리 삼아 건너갔습니다.
그러나 십자가가 무거워 잘라버린 사람은 그의 십자가의 길이가 너무 작아서 걸쳐 볼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염치가 없었지만 그는 앞서 가고 있는 예수님을 소리쳐 불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과 다른 사람들은 너무 멀리 가버렸기에 그의 절망적인 소리는 메아리로만 되돌아 올 뿐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따라오는 수많은 무리들과 제자들에게 친히 말씀하시기를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마16:2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십자가를 주시며 그 십자가를 지고가게 하십니다. 나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외면하거나 거부하지 말고 묵묵히 지고 인생길을 걸어 갈 때 우리의 삶은 어느덧 작은 예수의 삶이 될 것이요, 시대와 역사 속에서 그 아름다움이 찬란하게 빛을 발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복된 인생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