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재도약의 기회, 주민들 힘으로…
마을 재도약의 기회, 주민들 힘으로…
  • 김경옥 기자
  • 승인 2011.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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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최고야]하청면 석포마을…거제시로부터 매년 마을기금 후원받아 숙원사업 진행

한내에서 모샛재를 넘으면 지형이 가파르고 돌이 많은 갯마을 석포마을이 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계단식 논에 작물을 일구고 바다에서 고기를 낚으며 사는 전형적인 반농반어 마을이었지만 최근에는 전원주택과 원룸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예전에는 하청면 끝자락에 있는 마을이라 소외됐었는데 길이 잘 닦이면서 옛 신현지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이 호재로 작용해 개발 붐이 일고 있다고 한다.

총 150여 가구중 토착민은 75가구다. 토착민은 어업과 양식업 등에 종사하고, 타지인들은 주로 조선기자재업체 근로자들이다.

만선의 기쁨을 노래하던 시절은 추억으로 남고 고기를 잡는 어부들은 5~6명으로 줄었다. 다만 낚싯배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늘고 있는 추세다. 예전보다 못하다지만 여전히 물이 맑고 풍광이 좋아 낚시꾼들이 많이 찾아온다. 생업의 변화는 마을 구성원의 변화로 이어진다.

제성욱 석포마을 이장은 "질서·치안, 쓰레기 무단투기 등의 문제도 발생하지만 고령화되던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 정착하니 마을에 활기가 돈다"며 "그들이 정착해서 살아갈 마을로, 석포마을을 아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힌다.

석포마을에도 위기는 있었다. 거제시환경사업소 쓰레기매립장이 지척에 생기면서 여름이면 파리로 마을사람들이 몸살을 앓았다. 횟집에 파리떼가 습격해 손님을 받지못할 상황까지 이르기도 했었다.

일상생활에도 큰 불편을 초래하는 지경이 되자 마을사람들은 폐기물처리시설 주민지원협의체를 구성해 거제시를 상대로 매년 마을기금을 후원받는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기금은 마을회관, 마을안길 등 마을의 숙원사업에 활용되고 있다.

마을의 도시화는 석포마을에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했다. 타 지역 사람들의 유입으로 동고동락하는 전통적인 공동체의식은 많이 옅어졌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소득을 창출하는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숙박이 가능한 공중목욕장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석포마을은 사람들은 과거에 안주하기보다는 용기를 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이제 첫 걸음마를 뗀 석포마을의 앞길에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해 본다.

제성욱 석포마을 이장 인터뷰
"토착민과 이주민 어우러져 새로운 전통 만들겠다"
"거제 북부권을 홍보하는 데 힘을 보태야죠."

제성욱 석포마을 이장(45)은 마을에서 하고 있는 '지하수개발' 사업을 설명하며 석포마을을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앵산자락에 건평 450평의 건물을 지어 1층은 각각 100평에 이르는 목욕탕으로, 2층은 찜질방으로, 3층은 숙박시설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을 통해 발생하는 소득은 마을 운영 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제 이장은 "목욕탕을 운영하려면 하루 300톤 정도가 용출되는 지점을 찾는 것이 관건이지만 앵산이 물이 좋기로 소문난 산이니만큼 사업성이 충분히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준공을 받아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등산로 정비, 전망대 조성 등 목욕탕 주변을 정비해 맹종죽테마파크, 칠천도 칠천량해전공원 등 거제 북부권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한번쯤 석포마을을 들렸다 가도록 만들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 이장은 "도로명주소 설명 때문에 집집마다 방문했던 일이 있었다. 마을에 원룸이 들어온 것이 최근이긴 하지만 현관문을 열어주지 않는 분도 있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제 이장은 물 좋고, 경치 좋아 사람 좋고, 살기 좋은 석포마을에 온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새로운 이웃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구세대와 신세대, 토착민과 이주민의 어울림으로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가겠다는 제 이장이 있어 석포마을의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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