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승'을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다. '선생님'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각이 변했고 '사랑의 매' 조차 마음대로 들지 못하는 교육계의 현실이 그러하다.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듯이 유년시절 만난 한 사람의 좋은 스승은 누군가에겐 인생의 청사진이 바뀌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대우초등학교(교장 강중식) 교사들로 구성된 '창의인성 교과연구회(회장 최석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6명의 대우초 교사들이 열정과 소신으로 아이들을 위해 뭉친 것이다. 최석기, 권성우, 곽철옥, 곽원조, 김영준, 전원정 교사가 바로 이들이다.
교과연구회는 아이들의 창의력 발달을 위해 다양한 교과연구 활동들을 펼쳐나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성과는 지난 2009년 만들어진 '대우초발명동아리'다.
'대우초발명동아리'의 일등 공신은 바로 교과연구회의 멤버인 김영준 교사다. 미래의 발명왕을 꿈꾸는 아이들이 뭉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다. 20명의 발명동아리 아이들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반짝반짝 빛나는 두뇌로 한국의 에디슨을 그려가고 있다.
'발명동아리'의 성과는 눈부시다. 창립초기인 2009년 벌써 대한민국 창의력올림피아드 경남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2010년 발명아이디어그리기대회 동상, 2011 경남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금상, 2011 대한민국 창의력 챔피언 대회 3부분 금상 수상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화려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야말로 승승장구, 일취월장이다. 결성 4년만에 '발명동아리'는 명실상부 전국 최강의 학생발명동아리로 자리매김했다.
시작부터 쉬웠던 건 아무것도 없었다. 김영준 교사는 2009년 시작 당시 막막함을 이렇게 표현했다.
"극단, 대학교, 기타 동아리 등 자문을 구하기 위해 수소문 안 해본 데가 없습니다. 발명을 주제로 연극도 꾸며야 하고 창의적인 프로그램도 만들어야 하는데 그야말로 막막했지요."
길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바로 '교과연구회' 소속 교사들이었다. 6명의 교사들은 각자 전문 분야의 특기를 발휘해 한데로 뭉쳐 아이들을 지도했다. 단기간에 '발명동아리'가 성장할 수 있었던 든든한 엔진이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발명동아리를 통해서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김영준 교사는 '단순한 창의력 발달'만이 발명동아리의 취지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발명동아리의 기본 교육 방향은 '나'를 버리고 '우리'를 배우는 겁니다. 각기 개성이 강한 아이들이 팀 활동을 통해서 대화하고 화합하는 거지요. 시행착오를 거쳐 전체를 위해 하나의 목표를 함께 달성해나가는 동안 놀랄만큼 아이들은 성장합니다. 저는 그렇게 단단해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로 곁에서 지켜봤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발명동아리는 4·5·6학년 고학년들 대상으로 20명 정도를 선발한다. 하지만 매해 50명 이상의 아이들이 지원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이들이나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가 이정도니 이미 발명동아리의 성과는 검증된 셈이다.
김영준 교사에게 가장 큰 보람은 발명동아리를 통해 성격과 목표가 바뀐 아이들이었다. 발명동아리를 하면서 사회성과 목표를 가지게 된 아이들이 중학교에 진학해서 김영준 교사에게 종종 전화를 걸어온다고 했다.
"소심하고 의기소침했던 아이들이 발명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리더십과 사회성을 배웠습니다. 중학교에 가서는 반장도 하고 전교 부회장도 됐다며 전화를 걸어올때면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낍니다."
아마 이들에게는 '발명동아리' 활동이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그 뒤에는 김영준 교사를 비롯, '교과연구회'의 6명의 열정적인 교사들의 힘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