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를 폭파하겠다는 협박전화에 경찰과 해경, 군이 총동원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부산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새벽 4시38분께 거가대교 민간사업자인 GK해상도로㈜ 사무실에 40~50대로 추정되는 한 남자가 전화를 걸어 “오늘 오전 10시쯤 거가대교 침매터널을 폭파시키기 위해 북한 공작원 4명이 내려와 터널 양쪽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강원도 사투리를 쓴 이 남자는 “공작원들은 2명씩 터널 양쪽을 담당하고, 근처 모텔에 투숙하고 있다”고 말한 뒤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신고를 받은 부산경찰청은 특공대와 형사기동대 등 4개 중대 경력을 현장에 급파, 기무사와 국정원 등 정보기관 관계자, 군 폭발물 전담반과 함께 거가대교 주변을 수색했다.
거제경찰서는 형사 등 80여명을 동원, 여관 등 숙박업소를 집중 수색했다. 전화가 걸려온 곳이 거제시 고현동 중앙빌딩 앞 공중전화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어 거가대교 양방향에 군·경 합동 임시검문소가 설치돼 폭파협박이 예정된 9시40분부터 밤 10시10분까지 전면통제를 실시했다.
밤 9시45분께 거제경찰서 상황실로 다시 전화를 한 협박범은 “아까 신고한 거 잘 되가고 있소”라고 말한 후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밤 10시25분까지 거가대교 주변에서 폭발물로 추정되는 물건이 발견되지 않았고, 특이한 동향도 포착되지 않아 상황은 종료됐다.
경찰은 정신 이상자나 사회에 불만을 품은 사람이 장난전화를 건 것으로 보고, 공중전화 주변의 CCTV를 분석하는 한편 전화기에서 지문을 채취하는 등 신원파악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