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거제도를 처음 찾은 것은 1991년도 봄이었다. 그때 해금강 십자동굴 앞에서의 감동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 깎아지른 듯 한 절벽을 아래에서 위로 거의 90도 각도로 쳐다보던 이방인인 나의 마음은 금세 흥분되었고 여새를 몰아 출렁이는 파도를 타면서 비좁은 동굴 입구의 바위를 헤집고 배를 동굴속으로 몰아넣으려는 선장의 아찔한 묘기가 스릴로 바뀌는 순간 갑판에 모여 있던 관광객 모두의 흥분되었던 마음을 탄성과 비명이 뒤섞인 괴성으로 변하게 하던 그 신비로움이 거제도의 첫 인상이었다.
하나님이 처음 천지를 창조하셨을 때의 세상은 어떠했을까? 성경은 당시의 아름다움을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라고 했고, 첫 사람 아담이 하나님이 지으신 또 하나의 사람 하와를 보았을 때 그녀가 어찌나 아름답게 보였던지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는 감탄의 말로 당시의 감격을 표현했었다.
뿐만이 아니었다. 그땐 아직 하나님의 저주가 있기 전이라 땅에는 가시와 엉겅퀴가 없었고 하늘에선 시절에 따라 적당히 내리는 비로 말미암아 땅은 보기에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열매를 주렁주렁 맺혔으며 지음 받은 모든 동식물들 역시 악한 것 하나 없이 모두가 선하며 서로 도와주고 사랑하면서 살던 지상의 낙원 곧 에덴동산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 거제도는 어떠한가?
우리 거제도가 자랑하는 말 중에 천혜의 해양관광 도시라는 말이 있다. 나는 한때 이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이 정도야 어디 간들 없으리...하면서 말이다.
그러던 중 십여 년 전 서해안을 일주할 기회가 있어 우연히 우리의 섬과 비교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그제서야 천혜의 해양관광 도시라는 말이 실감이 났단 말이다.
우리에겐 맑디맑은 바다가 있으며 그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유람선과 그 맑은 바다가 빚어낸 깨알 같은 모래와 흑진주 몽돌의 해수욕장이 곳곳에 널려있고 500여 미터가 넘는 높은 산이 7개나 되고 700리에 이르는 해안의 절경들은 돌아볼 때마다 감탄을 절로 나게 하며 청정 해산물에서 도시화된 문화까지 어우러져 세계의 관광지 어디에 내어놓아도 손색이 없는 아름다움이 우리에겐 있지 않은가!
찬송가중에 이런 가사가 있다.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 속에 그리어볼 때 하늘의 별 울려 퍼지는 뇌성 주님의 솜씨노래하도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이 거제도의 아름다움은 사람이 만들래야 만들 수 없는 그야말로 누가 이 말을 지었는지는 몰라도 "天惠" 그 자체인 것이다. 천혜를 주신 천지의 주인 곧 하나님을 찬양하는 성시(聖市)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