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머무르는 바다뜨락 망치(望峙)
달빛 머무르는 바다뜨락 망치(望峙)
  • 김경옥 기자
  • 승인 2011.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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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최고야]망치마을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를 지나 학동으로 내달리다 보면 뒤로 북병산이, 앞으로 몽돌해변이 펼쳐져 감탄을 금치 못하는 마을과 만난다.

망치모양의 조형물로 눈길을 끄는 일운면 망치리의 망치마을이다. 외도와 해금강이 눈앞에 펼쳐지고, 가물거리는 수평선에는 형제도(장구섬)가 정답게 떠있다. 전해오는 말에는 날씨가 맑은 날에는 대마도 처녀가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가는 것이 훤히 보인다 할 정도로 대마도가 가까운 곳이다.

이러한 절경을 즐기러 망치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해마다 늘어 현재 망치마을에는 50여동의 펜션이 들어섰다.

제복도 망치마을 이장은 "망치마을은 거제도에서 펜션이 가장 밀집해 있는 곳이다"며 "위치적으로 해금강 관광지구 가운데 있다 보니 자연스레 숙박객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말한다. 천혜의 절경을 감상하며 조용히 휴가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 복잡한 학동보다 망치마을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한다.

현재 망치마을의 가구수는 70호로 주민은 150여명 정도다. 이중 토착민은 50호다. 토착민은 주로 벼, 깨, 고추 등 농사를 짓거나 전어, 숭어 등 고기를 잡아 생계를 이어간다. 고깃배를 운영하는 가구는 12호 정도다.

펜션이 단지화로 변신해 거제 관광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망치마을이지만 30년 전만해도 제씨, 최씨, 설씨가 모여 사는 집성촌이었다.

제 이장은 "마을에 제씨 성을 가진 집이 15가구나 있으니 명절에 세배를 새벽부터 저녁때까지 했다"며 명절을 손꼽아 기다리던 어린 날을 추억했다. 또 달집놀이를 하던 정월대보름, 숭어가 많이 잡히는 철이면 숭어찜을 맛있게 만들어 어르신께 권하던 것도 잊지 않고 말했다.

마을 이름인 망치는 '언덕을 바라본다'는 뜻이지만, 본래 김현령제를 만든 의성 김씨 김대기 거제현령의 아들인 경원의 호다. 경원은 아버지 별세 후, 망치마을로 내려와 경양재의 스승이 되었다. 경원은 아버지 생각이 날 때마다 북병산에 올라 김현령제를 바라보곤 했는데 후에 자신의 호도 망치(望峙)라 하였단다.

길가에 핀 코스모스와 갈대가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리는 계절이다. 단풍이 내린 북병산은 최고의 절경이라 꼽힌단다. 경원이 올라 아버지를 기리던 북병산에 올라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자.

제복도
“우리 마을은 황제도 반한 마을이죠∼”
"산책로를 정비해 관광객이 단풍이 아름다운 북병산을 편히 오르내릴 수 있도록 한다면 이또한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고 제복도(56) 망치마을 이장은 힘주어 말한다.

북병산 황제의 길은 이디오피아 셀라시에 황제가 방문해 너무나 감탄한 나머지 "wonderful”을 7번이나 외쳐 '황제의 길'이라 부르게 됐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서북진입로에서 망치고개까지 이르는 길이다. 이어 그는 천혜의 자연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수종말처리장 건설은 시급한 과제"라며 "행정에서 펜션 허가는 내주면서도 그에 대한 기반시설 제공에는 무관심하다"고 말한다.

많은 펜션에서 배출되는 오수가 별도의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다로 흘러가니 물 좋기로 소문난 망치바다가 오염되고 있다한다. 또 몽돌유출로 몽돌 해변이 줄어들어 걱정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마지막으로 제 이장은 "사라호태풍 때도 그렇고, 망치마을은 태풍의 피해를 많이 입는 지역이다. 그럼에도 아직 방파제가 없다"며 방파제를 지어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더 많은 관광객이 망치마을을 찾아오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해 둔 것이 있으면 귀뜸해달라 청했더니 열손가락을 다 채우고도 모자란다고 말하는 제 이장.

나고 자란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자식인 다음 세대를 위해 준비하는 마음으로 망치마을을 위하는 제 이장이 있어 망치마을의 미래는 희망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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