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구마을을 그대로 간직한 곳, 황포
포구마을을 그대로 간직한 곳, 황포
  • 김경옥 기자
  • 승인 2011.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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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최고야) - 장목면 황포마을

만선의 기쁨을 안고 고기잡이에 나선 배들의 뱃머리가 항구로 향한다. 호흡을 척척 맞춰 나란히 그물을 걷어올리는 어부의 얼굴 가득 미소가 번진다.

늑장을 부리던 해가 말간 얼굴을 내밀면 선착장은 금싸라기 같은 고기와 모여든 주변 상인들로 분주해진다.

포구마을의 전형을 그대로 간직한 곳, 거제도 북단에 자리잡은 항구마을 황포마을이다. 황포마을의 동남쪽에는 까치여와 딴섬이 있고 마을 앞은 진해만 바다다. 서쪽은 고성, 마산과 연결되고 진해의 시리섬이 바로 이웃하고 있다.

황포바다는 난류가 한류의 교차점으로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대구 물메기 도다리 광어 감성돔 볼락어 등이 많이 잡혀 어민들의 기쁨이 되고 있다. 130여 세대 중 100여 세대가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1t에서 5t에 이르는 배가 100여척이 넘는다.

김지수 황포마을 이장은 "포구가 3개나 있는 마을은 주변에서 우리마을이 유일할 것"이라며 "마을에서 잡은 고기는 대부분 진해로 팔려나간다"고 말했다.

황포마을에는 '풍유골' 황포해수욕장이 있다. 경치가 아름다워 시인묵객이 찾았고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어울려 풍류를 즐기던 곳이라 하며 '풍유골(풍쟁이)'이라고 불린다.

황포해수욕장의 오토캠핑장은 한적하고 경치가 좋아 올해 여름에만 5,000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다녀갔다.

해변의 황토색 모래와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다.

황포란 이름도 글자 그대로 모래가 황금같이 곱고 아름답다는 뜻이다. 황포의 원래 이름은 누렁게다. 이 지역의 흙 색깔이 황토색이기 때문에 누렁(노랑)게(浦)라 했는데 한문으로 옮기면서 누루황(黃)자에 게포(浦)자를 써서 황포(黃浦)라 했다.

황포마을은 대대손손 김씨가 모여 사는 집성촌이다. 많이 살 때는 130여호까지 살았고 현재까지도 90여호가 살고 있다. 김 이장은 "마을 사람들 천성이 워낙 온순하기도 하지만 같은 성씨가 모여 사니 우애가 남다르다"며 "말 그대로 동거동락하며 마을과 전통을 지키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변산반도까지 집 드나들 듯 했다"는 마을 김차진옹의 증언처럼 황포마을 어부들은 전라도 방면과 충청도 해안까지 가서 어업을 했다. 처치가 곤란할 정도로 고기가 무진장으로 많이 잡히던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에는 점차 어획량이 줄고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줄고 있다. 그래서 주민들은 어업 이외 다른 산업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더 멀리 뛰기 위해 움츠리는 개구리처럼 황포마을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머지않아 땅을 박차고 힘차게 도약하는 황포마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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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노령화에 대비해 유료낚시터를 만들어야…

                                                                  - 김지수 황포마을 이장


"딴섬까지 방파제를 만들어 연결하면 최고의 자연 바다낚시터가 될 것이다."'

지수 황포마을 이장(56)은 마을의 노령화를 대비하는 대안으로 유료낚시터를 만들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연세가 많아 천직인 고기잡이를 더이상 할 수 없는 노인들이 소일거리 삼아 낚시터를 관리했으면 해서다. 김 이장은 또한 낚시터와 더불어 황포를 요트항으로 조성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거가대교를 조망하러 고현에서부터 크루즈를 타고 오던데, 우리 마을에서 거가대교는 지척"이라며 "예로부터 해상교통의 요지로 거제와 부산을 다니던 영복호, 거제와 마산을 잇는 영진호가 황포를 경유했다"고 말했다.

진해·마산·부산과 가깝고, 내해에 접하고 있어 바다가 비교적 잔잔하기 때문에 요트를 타기에는 최적의 입지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 이장은 "잡은 고기를 거제에서 팔려면 외포공판장까지 가야되는 불편함이 있어 우리 마을에서 잡힌 고기를 진해로 팔고 있다"며 "장목면 소재지나 관포에 공판장을 만들어 달라"는 건의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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