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축구인들 잔치로 그치는 '외국인 근로자 미니월드컵'
소규모 축구인들 잔치로 그치는 '외국인 근로자 미니월드컵'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1.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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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특유 외국인 문화축제로…

어울마당 역할 '유명무실'…시·삼성·대우도 축제 확대 공감대 형성

외국인 근로자 및 다문화 가정 이주 여성을 비롯 약 9,000명의 외국인들을아우르는 문화 축제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1만명에 가까운 외국인과 동고동락하고 있지만 거제 거주 외국인들과 거제시민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 하나 마련치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토로다.

시는 매년 '외국인 근로자 어울림 한마당 미니월드컵 대회'를 열고 있다.

거제시생활체육회 주관으로 지난 2002년부터 시작한 '외국인 근로자 어울림 한마당 미니월드컵 대회'는 현재 거제에서 열리는 유일한 외국인을 위한 행사다.

그러나 축구경기로만 한정돼 있어 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과 외국인 다수의 어울림을 끌어내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 미니월드컵 대회를 확대해 거제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하나로 아우르고 각 나라의 문화와 풍습을 체험하는 외국인 문화축제의 장을 만들자는 지적이 설득력있게 제시되고 있다.

다국적 문화축제로 성장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는 주장인 것.

올해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 어울림 한마당 미니월드컵 대회'는 지난 15일 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미니월드컵 대회를 통해 이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향수를 달래고 현지 주민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는게 시가 밝히는 대회개최 취지다.

하지만 취지와 현실의 괴리가 너무나 큰게 사실이다.  대우조선해양 3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4팀, 시 생활체육회 1팀 등 10팀 정도가 참여하는 '소규모 축구인들만의 잔치'로 끝나버리는 현실인 것.

한 시민은 "거제 거주 외국인들 수가 1만명에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을 아우를 수 있는 문화축제를 잘 마련한다면 거제 관광의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며 "남들 다 하는 것을 따라하는 것보다 지역의 특이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테마를 잘 활용, 선도해 가는 것이 훨씬 나은 접근법 아니겠는가"하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굳이 행사를 축구로 한정할 필요가 있는가. 거제에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어울려 살고 있다. '세계음식문화축전' 등을 만들어 그들의 참여를 이끌어 낸다면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거제시생활체육회 역시 이 같은 지적에 공감하고 있다. 지난 10일 시와 생활체육회, 대우 삼성 관계자들은 '미니월드컵 축제 확대 방안'에 대한 논의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체육회 관계자는 "미니월드컵 대회를 확대시켜서 거제 대표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데 시, 삼성 대우 관계자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가장 큰 문제는 예산 확보인데 필요성에 대해 서로 공감한 만큼 긍정적인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지난 15일 말했다.

현제 거제시에는 80여 개국 9,000여 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대부분 조선 산업 분야에 종사, 지역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거제시 다문화 이주 여성 인구 역시 올해 통계로 1,100여명을 넘어섰다.

토대와 자원은 충분하다. 우리의 상상력 부족과 발상의 진부함이 문제로 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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