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중턱에서 여우로 추정되는 야생동물이 잇따라 목격되면서 야생여우 실존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벽 등산객들에게 수차례 목격된 것으로 알려진 여우(?)는 충혼탑에서 임도 중간지점 계곡에서 1월말부터 2월7일까지 세차례나 목격됐다.
50대 부부 등산객 A모씨(56·신현읍)는 “계곡쪽에서 ‘캥캥’ 하는 여우소리가 들려 조심스럽게 손전등으로 확인해 본 결과 흰색 바탕에 노란색 털무늬 한 마리와 검은색 한 마리를 목격, 돌을 던져 위협했더니 도망 갔었다”며 “무서워서 이제 새벽 등산을 포기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또 “지난 1월말에도 인근 지점에서 여우를 목격했다”고 밝히면서 “‘캥캥’하고 짖는 울음소리와 긴 꼬리를 땅에 끌며 걷는 모습이 분명 일반 개와는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계룡산에서 여우를 목격했다는 소식은 끊이지 않았다.
신현읍 이모씨(61·회사원)는 “지난 79년 거제백병원(당시 기독병원) 윗쪽
1㎞지점 야산에서 수차례 여우를 목격했고, 81년 충혼탑 인근에서도 흰색과 노란색이 섞인 여우로 추정되는 야생동물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민 김모씨(43·신현읍)는 “야생여우는 이미 우리나라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번에 목격된 동물은 여우의 몸집과 모습이 비슷한 야생개일 가능성이 짙다”고 말했다.
한편 여우는 호랑이와 반달가슴곰과 함께 환경부에서 지정한 증식·복원대상 멸종위기종 54종 가운데 하나다.
1980년대 이후 남한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여우는 지난 78년 지리산에서 사체가 확인됐고, 지난 2004년 3월 23일에는 경기도 양구군 동면 덕곡리 뒷산에서 수컷 사체 한 마리가 발견된 것에 이어 2006년 7월 31일 경기도 성남시 남한산성 산책로 주변에서 집에서 키우던 것으로 추정되던 여우가 포획되면서 토종 야생여우의 복원사업이 벌어지고 있다.
여우는 1950년대까지도 흔한 동물이었으나 60년대 중반 이후 개체수가 급감, 멸종위기에 이르렀다.